요즘은 체력이 정말 바닥입니다. 무더운 날씨 영향도 있겠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극에 달한 육아 스트레스가 저를 괴롭히고 있어요.
부모에게 관심 받기를 원하는 첫째는 쉴 새 없이 "아빠!"를 외칩니다. 아직 두 돌이 되지 않은 둘째는 제가 조금만 다른 일을 해도 졸졸 쫓아 다니며 다리를 붙잡고 매달려요.
그럴 때마다 아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잘 받아주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몸도 마음도 다 지쳐서 그게 참 쉽지 않네요.
부모가 여유가 없어지면 "하지마", "안 돼"라는 말로 아이들을 더 통제하게 되고, 그럴수록 아이들은 더 떼를 쓰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면 부모의 감정은 또 한번 나락으로 떨어지지요. 그렇게 악순환은 반복됩니다.
그 고리를 끊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고 있습니다. 30년 넘게 살아오면서 지금처럼 제 마음을 스스로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했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나는 어떤 포인트에서 짜증이 났던 걸까', '아이들의 행동 중 무엇이 싫었던 걸까'.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사실 답을 찾아낸다 하더라도 스트레스가 단번에 해소되진 않습니다. 오히려 답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아예 다른 행동이나 생각을 하는 게 더 도움이 되기도 해요.
저에게는 그게 바로 손글씨를 쓰는 일입니다. 지금 제 상황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줄 수 있는 글귀를 찾고 만년필을 꺼내 글씨를 써봅니다.
어제는 행복에 관한 명언을 살펴봤는데, 문장 하나가 유난히 눈길을 끌었습니다. 크리스토퍼 몰리라는 미국 소설가의 말이었는데요.
'Cherish all your happy moments.'
'모든 행복한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라.'라는 말이었습니다. 사실 이 뒤에 'they make a fine cushion for old age(노후에 훌륭한 대비책이 된다)'라는 문장이 더 있었는데요. 앞부분만으로도 충분히 강렬해 보였습니다.
출산 직후 1년 정도는 아이들이 무슨 짓을 하든 다 예뻐 보입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새롭고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아이들과 보내다 보면 많이 무뎌지는 게 사실이에요. 내 마음같지 않은 아이들의 행동에 쉽게 감정이 상하고 아이들의 존재가 버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루 하루를 정신없이 흘려 보내게 됩니다. 아이들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는데, 그것도 모른 채로 말이죠.
명언을 보면서 지친 감정을 스스로 다독여 봤습니다.
너무 힘들다고만 생각하지 말자, 부정적 감정에만 매몰되지 말자, 매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기 위해 노력하자.
크리스토퍼 몰리가 'they make a fine cushion for old age'라고 굳이 덧붙인 말을 되뇌이면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이 시기가 앞으로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스트레스를 잘 극복해야겠습니다.
안 그러면 나중에 나이 들어서 크게 후회할지도 모르니까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트레스 없는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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