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면 기념품으로 꼭 하나씩 사오게 되는 물건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책갈피다.
올해 초여름 전주에 가족여행을 갔었는데, 그때도 한옥마을 거리를 지나다가 책갈피를 하나 사왔었다.
그 이후로 책을 읽을 때마다 유용하게 썼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 책갈피의 존재 자체를 까맣게 잊어버렸다.
아니 사실 그 ‘잊었다’는 사실 조차도 인식하지 못했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장인어른께서 어느 날 우리집에서 빌려가셨던 책을 돌려주셨는데, 그 책을 오랜만에 펼쳐보니 전주에서 샀던 책갈피가 떡하니 들어 있었던 거다.
그제서야 “아, 내가 이 책갈피 샀었지.” 싶으면서 앞으론 책갈피를 웬만하면 사들이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나는 책갈피의 존재를 왜 잊었던 걸까.
안 그런 경우도 더러 있지만, 요즘 나오는 책에는 대부분 띠지가 둘러져 있다. 출판사가 책을 더 잘 팔기 위해 이목을 끌만한 문구나 이미지를 넣어 책 하단부에다 두르는 종이띠 말이다.
그게 항상 버리기 아까워 반으로 접어다가 책갈피로 사용해왔다. 띠지가 없는 책이라도 끈이 달려있는 경우가 많으니 별도의 책갈피를 따로 사용할 필요가 거의 없었던 거다.
오랜만에 내 눈 앞에 돌아온 책갈피를 다시 들여다봤다. 하필이면 ‘이제 책갈피는 사지 말아야지’라는 결심을 무색케 만드는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 있다니.
일단은 이 책갈피라도 잃어버리거나 버려지지 않게 잘 써봐야지. 그러다가 또 어딘가에서 예쁘고 귀여운 책갈피를 만나 지갑을 열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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