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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최근 본 영화 두 편 간단 리뷰 | 씽, 기기괴괴 성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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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에 놀거리가 마땅치 않죠. 그나마 재미있게 할 수 있었던 게 영화를 보는 것이었는데요. 

 

최근 두 달 동안 네 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씽, 기기괴괴 성형수, 소울, 라라랜드. 

 

한 편 한 편 정성들여 리뷰를 쓰고 싶었지만 타이밍을 놓쳐버렸네요. 쓰라면 쓰겠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몰아서 쓰기로 했습니다 ㅎㅎ 

 

오늘은 그중 두 편의 영화 <씽>, <성형수>에 대해 써볼게요.

 

먼저 넷플릭스로 본 영화 <씽>입니다. 

 

 

평소엔 애니메이션을 선호하진 않습니다만, 아내의 추천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본 영환데 재미있다고, 언제 시간 되면 보라고 하더라구요.

 

기억하고 있다가 사그라들지 않는 코로나 사태에 육아 스트레스까지 겹쳐 우울함이 극에 달했던 날 넷플릭스에 들어가서 봤습니다. 

 

침체돼 있던 기분이 완전히 나아지진 않았지만 기분 전환 되는 데는 좋았던 영화였어요. 

 

제목에서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듯이 <씽>은 간절히 노래하고 싶은 동물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귀가 정화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어요. 모두가 무대에 서서 멋진 공연을 해내는 마지막 씬에서는 두말할 것도 없었구요.

 

영화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목소리 연기를 누가 했는지 살펴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사전 정보 없이 봤다가 뒤늦게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하고는 영화를 다시 돌려봤을 정도였어요. 영화를 보는 동안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었거든요.

 

먼저, 주인공 버스터 문(코알라) 목소리를 매튜 맥커너히가 연기했다고 해서 놀라웠고요. (맞습니다, 인터스텔라의 그 매튜 맥커너히!)

 

노래 잘하는 고릴라 조니 역은 테런 에저튼이 맡았습니다. 그는 영화 <킹스맨>의 주인공이었죠 ㅎㅎ

 

영화를 다시 보면서 그 배우의 얼굴을 상상해보려 해도 잘 매치가 안 되더라구요. 그만큼 배우들이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맞게 잘 연기를 한 것이겠죠.

 

이렇듯 유쾌하고 재미있었던 영화였지만, 떠올려보면 특별~히 감동적이지는 않았던? 이런 류의 애니메이션이라면 어느 정도 이야기 전개가 예상되는 영화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다음은 영화 <기기괴괴 성형수>입니다.

 

 

제가 몇 년 동안 끊이지 않고 매주 보고 있는 유일무이한 웹툰이 있어요. 바로 '기기괴괴'입니다. (작가 : 오성대)

 

'기기괴괴'는 하나의 스토리로 쭉 이어가는 연재물은 아니고요. 짧게는 한 편, 길게는 10여 편씩 독립적으로 그려지는 웹툰이에요. 다만 기괴한 이야기를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지요. 

 

제가 이 웹툰을 좋아라 하는 건 스토리에 녹아 있는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 때문입니다. 정말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예요. 

 

웹툰에 달리는 댓글을 봐도 알 수 있어요. '오성대 작가의 상상력은 도대체 어디까지인가' 하는 식의 말들이 올라오곤 해요.

 

그중 단연 최고로 꼽히는 에피소드 중 하나가 '성형수'편이었습니다. 저도 매주 수요일 밤 후덜덜하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해당 에피소드가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극장 개봉했을 때는 타이밍을 놓쳐서 보지 못했고, 대신 집에서 IPTV로 결제를 해서 봤어요. 

 

음...

 

'기기괴괴' 웹툰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영화 <기기괴괴 성형수>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원작을 보고 영화를 보면 웹툰 속 등장인물에 대한 각색, 재해석이 이루어졌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그게 썩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아서 '원작의 느낌을 좀 더 살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예를 들어, '지훈'이라는 캐릭터가 그랬어요. (여기서부터 스포가 있습니다.)

 

오른쪽 남자가 지훈

 

영화 속 지훈이라는 인물은 연예기획사의 신인 배우로 등장하지만, 결국 성형수를 이용해 미모의 여성들을 해치고 그들의 신체 일부를 수집(?)해 몸이 지니고 다니는, 사이코패스와 같은 인물로 그려지는데요. 

 

과거엔 여성이었지만 외모로만 평가 받는 현실에 증오를 느껴 성형수로 성별을 바꿨다는 지훈의 과거 이야기도 나옵니다. 

 

전혀 말이 안 되는 설정은 아닌데요. 제가 이상하게 느꼈던 포인트는 원작과 설정을 완전히 바꿨으면서, 원작의 대사는 그대로 가져온 것이 있다는 거였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지훈의 대사 "함께하자. 영원히"가 그랬어요.

 

여기서 일일이 다 설명하려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간단히 요약해서 말씀드려보자면, 원작에서의 "함께하자. 영원히"는 남자 주인공이 하는 '미친 사랑'의 결과로 나온 대사였어요.

 

물론 돌+아이, 사이코패스적인 면모가 있지만, 어쨌든 한예지를 사랑하고 집착해서 그녀의 얼굴을 본인의 무릎에 박아 넣었던 거였죠. 

 

그런데 영화에서는 연쇄 살인마에 좀 더 무게가 실린 캐릭터인 것처럼 나오다가 저 대사가 나와버리니까 뭔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 전반적으로 아쉬웠던 점을 하나만 더 꼽으라면, '대사의 퀄리티'를 말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한예지가 성형수 시술사에게 두 번째 찾아가 다시 손을 봐달라고, 무엇이든 하겠다고 빌 때 시술사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본인의 발을 내밀며...핥아보라고...ㅠ

 

힘들게 제작하신 분들께는 상당히 죄송한 평이지만, 이런 대사들 때문이 급이 확 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씬과 대사를 좀 더 세련된 느낌으로 뽑아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상은 '기기괴괴' 웹툰 애독자의 두서 없는 평이었구요 ㅎㅎ 원작을 보지 않고 영화부터 보신 분들은 어떻게 평가하셨을지 궁금합니다. 

 

아, 영화의 퀄리티와는 별개로 우리나라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또 한 편 나왔다는 것은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영화로 만들 수 있을 만한 스토리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문화 산업이 앞으로 또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엄청나게 깠지만 마무리는 훈훈하게^^) ㅎㅎ


간단하게 몇 줄 쓰려고 했는데 쓰다 보니 또 길어졌네요. 

 

다음 번에는 디즈니 픽사의 신작 <소울>과 한 때 많은 관객들을 홀렸던(?) 영화 <라라랜드>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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