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디지털 캘리그라피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에 스타벅스에 갔다가 영문으로 된 문장 하나가 벽에 적혀 있는 걸 봤는데요. 간결했는데 어감도 좋고 뜻도 뭔가 멋있어 보여서 기억에 남았어요.
"Coffee is about exploration."
exploration은 탐험이란 뜻인데, 문장을 해석하면 "커피는 탐험에 관한 것이다."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우리말로 보니 좀 어색하게 들리네요.
이런 의미의 문장이 스타벅스 내부에 적혀 있었던 건 아마도 '스타벅스'라는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와 연관성이 있는 것 같아요.
스타벅스는,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에 나오는 일등 항해사의 이름 '스타벅'을 가져와 지은 거라고 하죠.
소설의 내용은 잘 모르지만 그 이름이 가지는 분위기를 스타벅스 브랜드에 녹여내기 위해 "Coffee is about exploration."이라는 문장을 쓴 것 같습니다.
이 정도 길이의 영문은 캘리그라피 연습하기에도 좋습니다. 너무 길면 디지털로 작업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배치를 어떻게 해야할지, 채색을 어떻게 해야할지, 글씨체는 어떻게 해야할지 결정할 게 많아집니다. 짧을수록 초보 입장에서는 단순하게 디자인 할 수 있어서 연습하기 좋아요.
1차로 만들었던 건
이렇게 나왔습니다. 그렇게 고민하지 않고 정말 쉽게 만들었어요. 대충 찾은 커피 이미지 위에 나름 정성들여 글씨를 썼고요.
글씨만 쓰니 밋밋해서 입체감을 주고 그 뒤에 하얀 섀도우를 넣었습니다. 이미지 가장자리에 테두리도 넣었고요. 그래도 심심해서 배경 이미지에 비네팅 효과를 줬어요.
문제는 올드하다는 거였어요. 글씨를 너무 크게 전면배치한 것도 촌스럽게 느껴지고 배경 이미지도 딱히 예쁘지 않았어요.
그래도 글씨체는 썩 괜찮은 것 같아서 이대로 마무리 지으려고 헀습니다.
그런데 계속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영어 문장 소스는 좋은데...제가 잘 못 살린 것 같아서 다시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었어요.
부랴부랴 이미지를 다시 찾고 글씨 부분도 수정을 했습니다.
2차 결과물은
이렇게 나왔습니다. 글씨를 살려 줄 이미지가 필요한 것 같아서 스타벅스 이미지 중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걸 골라 배경에 다시 깔았고요.
대문짝만하게 쓰였던 글씨는 자연스럽게 오른쪽 여백으로 이동하게 됐습니다. 검은색으로 입체감을 주었던 것을 지우고 테두리를 입히는 식으로 다시 작업했어요.
채색이 문제였는데, 스타벅스 브랜드 색깔을 살려서 하나는 초록색 계열로 했고요. 나머지 하나는 고민을 하다가 Coffee 부분을 먼저 커피 색깔로 넣어봤는데 나쁘지 않다 싶었어요.
is about 부분이 남았는데 어떻게 할까 하다가, 커피색과 초록색을 반씩 넣어 그라데이션 처리해보았습니다. 그렇게 예쁜 것 같진 않지만 무난하게는 된 것 같아서 이대로 마무리했네요.
좀 더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앞으로 이런저런 레퍼런스들 살피면서 디자인 감을 더 끌어올려 봐야겠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검색해보니 영문 레터링이나 로고 디자인 참고할 만한 이미지들이 무궁무진 하더라구요.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돈 안 들이고 배울 수 있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ㅎㅎ (인터넷, 스마트폰, 디지털 등등등...만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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