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포스트> 리뷰입니다.
작년 이맘때쯤 본 영화였던 것 같은데요.
<더 포스트> 를
강추하던 지인의 말을 듣고
벼르고 있다가, 찾아서 간 거였습니다.
그런데, 개봉한 지 한 달이 되지 않았는데도
제가 원하는 시간대에 상영하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아예 상영하지 않는 곳도 많았죠.
예술영화 같은 걸로 분류됐는지
CGV 중에서도 아트하우스가 있는 곳,
또는 종로에 있는 씨네큐브 같은 데 가야만 볼 수 있더라고요.
일부 롯데시네마도 있었던 것 같은데 적었습니다.
<더 포스트> 관객수를 검색을 해봤어요.
누적 관객 수는 13만 명....
아쉬운 흥행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아마도 스크린 수에서 밀리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더 포스트>로 알게 된 CGV 큐레이터의 존재
저는 신촌아트레온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간 것이었는데,
<더 포스트>를 상영하는 CGV신촌의 '아트하우스'는
더욱 낯설게 느껴졌어요.
더군다나, 영화 시간표 상
<더 포스트> 제목 아래에 표기 돼있던 '큐레이터'라는 건
아예 처음 보는 것이었죠.
큐레이터는 보통 미술관 같은 곳에 근무하면서
전시를 기획하고, 작품을 모으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CGV에 있는 큐레이터라?
뭔진 모르겠지만 특별한 게 있을 것만 같은,
괜한 기대가 됐습니다.
영화 시작 전, '큐레이터'와의 첫 만남
보통 영화관에 시간을 맞춰 가면
십여 분 광고를 '강제 상영'한 뒤 영화를 본격적으로 보게 되죠.
CGV 큐레이터는 광고 후,
영화가 시작 상영 되기 전 등장했습니다.
본인 소개와, 큐레이터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를 간단히 해주셨는데요.
영화 상영 후, 장면 해석이나
영화와 관련한 뒷이야기들, 그밖에
관객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갖는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나서 퇴장, 영화가 시작됐습니다.
<더 포스트> 재미있다!
그런데, 정신 똑바로 차리고 봐야한다.
<더 포스트>는 과거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 온힘을 쏟고 있던 시절,
미국의 한 지역 중소매체에 불과했던
워싱턴포스트를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볼만 합니다.
내용도 흥미진진 했고 배우들 연기도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주인공 캐서린 그레이엄을 연기한
'메릴 스트립'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저는 '메릴 스트립'이라는 이름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편집장으로 기억하고 있던 배우였는데요.
<더 포스트>에서는 지역 중소 언론 매체의 사주로서,
정부 비판적 보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겪는
복잡한 심경을 내면 연기로 표현해야 했는데,
정말 잘 소화해 낸 것 같아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 영화, 말, 대사가 엄청 빠릅니다.
저만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자막이 있는데도 무슨 말 하는지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게 버거웠던 부분이 다소 있었습니다.
게다가 대사 내용도
미국의 1970년대 당시 정치적 상황이라든지,
국제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 관련 인물들에 대한 것이 많았어요.
속도 따라잡으랴 내용 받아들이랴,
보는 내내 정신똑바로 차리려고 엄청 노력해야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미드 <뉴스룸> 볼 때의 느낌도 살짝 들었어요.
영화가 끝난 후 드러난 CGV 큐레이터의 존재감
영화를 다 보고난 뒤,
<더 포스트>는 지금 우리나라에 주는 시사점도 있고,
언론과 정부의 역할에 대해 생각할 거리도 주는,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론은 통치자가 아닌 국민을 섬겨야 한다"
- 영화 <더 포스트> 대사 중
그런데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들었어요.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기분?
너무 명작이라 '우와 또 보고 싶다' 이런 거라기 보다는,
놓치는 장면이나 대사 없이
다시 한 번 꼼꼼히 보고 싶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보다,
자막 읽는 데 더 집중했던 것 같아 아쉽기도 했고요.
어쨌든, 그렇게 남겨진 여운을 느끼며
스텝 스크롤이 다 흐를 때까지 앉아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등장해주신 CGV 아트하우스 큐레이터!
영화 뒷이야기를 이것저것 들려주며,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주었습니다.
큐레이터가 들려준, 기억에 남는 <더 포스트> 뒷이야기
1. <더 포스트>는 12주만에 완성된 영화다.
<더 포스트>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레디 플레이어 원>이라는 영화 제작 도중 시나리오를 접하고,
너무나 매력을 느낀 나머지 후다닥 작업,
12주 만에 완성한 영화라고 합니다.
참고로 <더 포스트> 시나리오를 쓴 작가는 영화 <스포트라이트> 시나리오 작가와 동일 인물이라고 하네요.
# 영화 <스포트라이트>란?
-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 폭로한 미국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 '스포트라이트'팀의 실화를 다룬 영화
2. 톰 행크스가 연기한 워싱턴포스트 편집장 '벤 브래들리'에 대해
'스포트라이트' 팀에서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기자가 벤 브래들리의 아들이라고 합니다. '폭로'가 전문인 부자지간이네요.
3. <더 포스트> 마지막 장면의 의미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더 포스트>를,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룬 영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1976)의
프리퀄처럼 보이도록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포스트>의 마지막 장면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워터게이트 사건'을
떠올리게끔 만든 거라고 하네요.
이밖에도 영화와 관련된
재미난 뒷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셔서,
저의 찝찝함이 조금은 해소가 됐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더 보고 싶은 영화 <더 포스트>였습니다.
201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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