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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의 기록/영화

모든 게 연기력으로 커버 되는 영화 <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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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내용이 포함 된 후기입니다 *

평소 배우 조진웅의 연기를 좋아했던 터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본 영화 <독전>.


'범죄 영화'가 선호하는 장르 중 하나이기도 해서 내심 기대를 하면서 봤습니다.​​​

반전이 있는 영화 <독전>
하지만 왠지 모르게 느껴졌던 '익숙함'


저는 영화 속 반전, 복선 같은 것을 미리 눈치 채지 못하는 둔감한 성격입니다.


하지만 <독전>은 초반부터 의심이 생기는 영화였습니다.

​'류준열이 이선생인 거 아냐...?'

<독전>의 앞부분, 누구도 본 적 없는, 하지만 악랄하기 그지 없는 끝판 대장 같은 캐릭터로 '이선생'이라는 인물이 언급 되는데요.


그 사람이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살육의 현장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사람, 마약 조직의 일원 '락'(류준열)이 등장합니다.

연락 총책이라는, 하급 조직원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의연하고 침착한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
담당 형사인 '원호'(조진웅)에게 보이는 언행들이 왠지 의심스럽게 느껴졌어요.


'초반부터 너무 힌트를 많이 주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선생은 과연 누구일까?'가 아닌
'아무리봐도 류준열이 이상한데?'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영화에서 '반전'이란 건 관객이 예상할 수 없을 때 드러나야 그 효과가 크죠.

반대로 '반전이 있을 거란 사실'이 예측 가능하다면,
나아가 그 반전이 무엇일지 조금이라도 예상이 된다면 재미가 반감되게 마련입니다.

<독전>은 처음부터 '이선생'이라는 캐릭터를 정체 불명의 존재로 설정하고
관객들에게 드러냄으로써 이 영화에 반전이 있음을 예상 가능케 했습니다.


심지어 '이선생'이 누구인지까지도 충분히 눈치챌 수 있게 했죠.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형사 '원호'(조진웅)와 '락'(류준열)이 만난 장면. 카메라가 하늘에서 그들이 있는 공간을 비춥니다.

점점 줌아웃 되는 화면, 영화 <26년>의 엔딩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아...이제 총성이 울리나...?' 싶었는데 역시나, '탕' 소리와 함께 영화가 끝납니다.

열린 결말을 위한 감독의 의도였겠지만 이 역시 예측 가능한 연출 방식이었어요.


그래서 마지막 순간의 몰입도와 긴장감이 조금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감독 인터뷰를 보니, 이렇게 생각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군요.


이해영 감독은 애초에 <독전>을 관객의 뒤통수 치는 영화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굳이 '서영락(류준열)'이 이선생이란 사실을 꼭꼭 숨겨두려는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연출 포인트가 저의 관람 포인트와 완전 어긋났었네요.


혹시 다음에 이 영화를 또 볼 기회가 있다면 '원호(조진웅)'의 감정에 좀 더 집중해서 봐야겠습니다.

 

그러면 <독전>의 영어 제목이 <Believer>인 이유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 기사 출처 : 노컷뉴스

'압권'이었던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베스트 오브 베스트 '김주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지루하지는 않게 볼 수 있었던 건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이었습니다.

형사 '원호'(조진웅)가 '진하림'(故김주혁)을 만나는 장면,
곧이어 '원호'가 '진하림' 행세를 하며 '박선창'(박해준)을 마주하는 씬은 손에 땀을 쥐게 했습니다.

특히 '진하림'역을 맡은 배우 故김주혁의 연기는 충격적일 정도였습니다.
저에게 '김주혁'은 영화 <싱글즈>의 '수현'이었거든요.

선량한 이미지를 깨고 피도 눈물도 없는 마약중독자 '진하림' 역할을 잘 소화해 내는 모습을 보고 감탄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안타깝고.. 그랬네요.

총평

스토리 전개 면에서 아쉬운 부분은 분명 있지만
'명불허전'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덮어버리는 영화 <독전>이었습니다.

범죄, 액션, 스릴러 등의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조심스레 추천해봅니다.

2018.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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