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정 작가의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읽었습니다.
얼마 전 아내와 함께 우연히 서점에 들렀던 적이 있습니다.
책 살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던 날이었는데
"읽고 싶은 책 골라봐~" 라는 아내의 말을 듣고
바로 눈에 띄었던 책이 바로 이거였어요.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있는 걸 이전에도 몇 번 봤던 터라,
친숙해서 더 잘 보였던 것 같기도 하네요.
충동 구매(?)의 느낌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을 보고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직장인이 얼마나 있을까 싶어요.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생각보다 '무례한' 사람들을 자주 마주하게 되니까요.
어쨌든, 책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들을
의식의 흐름대로, 간단히 남겨봅니다.
새벽 근무 중 잠시 짬이 나서 쓰는 거라 두서가 없을 수도 있겠네요.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은
'처세술'에 관한 책이라기 보다는, '에세이'였습니다.
무심코 사서 본 책이라 뭐 딱히 큰 기대를 했던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제목에서 풍기는 기운이랄까, 그런 게 있긴 했는데
'이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라는 강력한 메시지들이 있을 거란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일부 그런 내용이 들어가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본인의 경험담과 함께 워낙 담담하게 풀어낸 터라,
전반적으로 내용들이 임팩트 있게 다가오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 그렇다고 지루한 책은 아니었어요.
짧은 글들로 엮여 있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중간 중간 직장인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도 있고요.
그중 한 가지를 소개합니다.
"회사에서 멘토를 찾지 말 것"
회사는 아름다운 곳이 원래 아니다.
그렇다고 마음먹으면 역설적으로
좋은 점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회사가 나를 책임지지 않고
회사에서의 관계가 일시적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
지나치게 헌신하다가
배신감에 울 일도 없고 말이다.
회사의 명함 말고도 나를 설명해줄 일을 밖에서 자꾸 찾고
회사 동료가 아니어도
나와 놀아줄 사람을 찾아 나서라.
회사에 대해서는
약간 체념한 채로 일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중
과도하게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법적으로 다퉈야 할만한 상황에 직면하면
문제 제기를 해야 마땅할 겁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와 맞지 않는 행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체념'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던 부분이 아닐까 하는데요.
실제로, 정말 다 때려 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은
회사에 대한 '실망감'을 느꼈거나,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느껴질 때였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힘들어지는 건 '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나만 손해, 라는 거죠.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직장생활을 하라는 것이,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아닐 겁니다.
회사가 왜 나를 성장 시켜주지 않는지,
나의 욕구를 충족 해주지 못하는지 고민하고 힘들어하지 말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라는 말이겠죠.
그것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 길일 뿐더러,
어느 순간 '회사'라는 우산이 사라졌을 때
흔들리지 않는 힘을 기르는, 생산적인 일일 테니까요.
각자도생의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딱 맞는 메시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2018.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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