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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의 기록/영화 & 드라마 후기

영화 ‘탈주’를 본 직장인 솔직 후기 | 혼자 보기엔 어떨까?

by 꿈꾸는 강낭콩 2024. 7. 9.

이제훈, 구교환 주연의 영화 ‘탈주’를 봤습니다.

얼마 전 인사이드 아웃2를 보고 나서 당분간 영화 볼 일은 없겠구나 했는데 일주일만에 또 영화관에 가게 됐네요. 장인 장모님께서 아이들을 봐주신 덕분입니다.

게다가 아내도 볼 일이 있다고 외출을 해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습니다. 이럴 땐 집에 있기 싫더라구요. 카페에 앉아있기만 하더라도 일단 밖으로 나갑니다.

이렇게 충동적으로 나가게 되면 뭘 할지가 고민되는데, 가장 많이 하는 건 영화관에 가는 겁니다. 언제부터인지 영화관에 가서 조용히 혼자 영화를 보는 그 느낌이 되게 좋더라구요.

다녀와서 이렇게 저만의 리뷰를 남기는 일도 즐깁니다. 평일에는 직장 생활하느라 바쁘고, 또 평일 저녁과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하느라 혼자 있는 일이 잘 없다 보니 온전히 나 자신과 함께 하는 시간이 굉장히 적고, 그래서 더 소중하게 느껴져요.

이런 때 보게 되는 영화는 정말 즉흥적으로 고릅니다. 나가서 시간 낭비 없이 바로 볼 수 있는 영화를 시간표를 보고 골라요.

이번에는 ‘탈주’와 ‘핸섬가이즈’가 후보에 있었습니다. 대충 찾아보니 기분전환용으로는 핸섬가이즈가 더 좋겠다 싶었는데, 탈주에 비해 시간이 좀 애매하더군요.

혼자 있을 때 1시간이라도 뜨는 건 정말 아까운 일입니다. ㅎㅎ ‘탈주’를 보기로 최종 결정하고 롯데시네마로 갔습니다.

즉흥적으로 영화관에 간 것이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이왕 시간 내서 보러 온 거, 영화가 정말정말 재미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경우 별다른 기대와 사전 정보가 없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만족스럽게 영화를 끝까지 볼 수가 있습니다.

(*스포 있음)

그런데 탈주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어요. 추격전을 큰 줄기로 가지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사람들을 몰입하게 하는 기본적인 힘은 있었습니다.

저도 손에 땀을 쥐며 봤는데, 세 가지 정도가 특히 좀 어색하게 느껴졌어요.

*영화 ‘탈주’에서 어색했던 점 3가지


1. 북한의 산적 같은 세력의 등장 —> 비중있게 등장하는 줄 알았으나 규남(이제훈)의 탈주를 돕고는 유유히 사라지고 그 뒤 아무 언급도 없음

2. 현상(구교환)의 마음 —> 군사분계선까지 악착같이 쫓아왔으면서, 총도 엄청 쏴댔으면서 왜 사살도 못하고 결국은 놔주었는가? 그 심리가 잘 이해가 안 됐다.

그는 왜 피아노를 포기해야 했던 걸까? 피아노를 포기하고 받아들이게 된 군인의 삶이라니. 북한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가 이것도 잘 공감이 안 됐음. 사정이 있었겠지만 그에 대해 너무 안 보여줘서 현상(구교환) 캐릭터에 몰입이 좀 덜 됐던 것 같다.

3. 규남(이제훈) 귀순 이후의 삶 —> 완벽한 남한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규남(이제훈). 1년 전까지만 해도 10년간 북한에서 군인생활을 했던 사람으로 전혀 보이지 않았음 ㅎㅎ

어떤 꿈을 갖고 있었기에 창업에 도전하고, 삶을 열심히 살아나가는지 그런 서사 없이 ‘남한에서 잘먹고 잘살았다~’ 식으로 던지니 엔딩이 어색하게 느껴짐. (자이언티 노래 ‘양화대교’도 영화가 주는 메시지와 너무 딱 붙어서 약간 오글거렸다 ㅎㅎ)

보통 북한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면, 남한과의 관계를 스토리에 녹여내며 분단국가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기 마련입니다. 그게 또 우리 한국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죠.

‘탈주’는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 마지막에 등장하는 남한 군인들을 빼면 다 북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런 게 없었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 탈주를 꿈꾸는 북한사람들을 위한 영화인가?’ 싶을 정도였어요.

그래도 이제훈, 구교환 배우의 연기는 너무 실감나고 좋았습니다. 특히 구교환님의 연기는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것 같아요. 다음번에 더 좋은 영화로 두 분의 연기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에 시간이 안 맞아서 보지 못한 핸섬가이즈도 언젠간 보고 싶네요. 얼른 넷플릭스 같은 곳에서 만날 수 있기를… (아니면 조만간 또 혼자만의 시간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영화 탈주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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