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구체적인 장면 묘사가 있는 리뷰입니다. 주의해서 읽어주세요:)
화제의 영화 '인사이드 아웃2'를 봤습니다. (쿠키영상 있음!)
아내와 함께 보러 갔는데, 좀처럼 둘이 영화 볼 시간이 없어서 엄청 오랜만에 간 거였어요.
인사이드 아웃 전작도 아내와 봤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감정들 중 '슬픔'에 대해 주로 다뤄서 막판에 눈물을 쏟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약간 민망할 정도네요ㅎㅎ
암튼, 그래서 이번에 인사이드 아웃2를 보러 갈 때도 약간 걱정했습니다. 지난번처럼 또 눈물이 나면 어쩌나 하고요.
인사이드 아웃2가 사춘기 중학생이 된 라일리의 감정 변화에 대해 다뤘다고 해서 보는 동안 딸 생각이 나면 눈물버튼이 바로 켜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아내도 저도 울진 않았어요. 딸이 아직 초등학생이어서 그랬던 건지, 라일리의 감정 변화가 그렇게 생생하게 다가오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는 딸보다 옆에서 함께 영화를 보고 있던 아내를 더 많이 떠올렸어요 ㅎㅎ 아내가 '불안이'가 좀 활발한 편이거든요.
라일리의 감정 제어 센터에 느닷없이 등장한 '불청객' 불안이는 주인 행세를 하며 기존의 모든 감정들을 몰아냅니다. '계획'이라는 명목 아래 모든 일이 잘 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하기 시작해요.
여기에 많은 인력(?)이 동원되기도 합니다. 일이 잘못 됐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그림으로 그리는 외주? 하청? 뭐 그런 형태의 조직도 운영을 합니다. 그걸 전송받으면 라일리가 상상할 수 있게 심어줘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의 표현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불안 많은 아내가 한번씩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있었거든요. 여행을 가거나, 뭔가 큰 일을 앞두고 있어 '계획'이 필요할 때, 자기는 최악의 상황들을 다 고려해서 준비해둔다고요.
가끔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극단적 상황을 생각하기도 한다고 했는데, 인사이드 아웃2에도 그런 심리가 잘 표현이 되어 나와서 반갑기도 하고 '불안'의 심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할 수도 있게 됐어요.
개인적으로 불안이가 극도로 불안해하는 상황 속에서 어찌할 줄 모르고 굳어버린 뒤 눈물을 찔끔 흘리는데, 저는 그 부분이 가장 마음 아프더군요.
불안의 감정이 많은 사람들은 저런 고통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어요. 인사이드 아웃2 최고의 명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인사이드 아웃2가 중점적으로 그린 불안. 불안에 대해 더 생각해 봅니다.
영화에서처럼 불안은 존재감이 큰 감정입니다. 영화 초반부에 나타난 불안이가 그랬듯, 실제로도 불안이란 감정이 나타나면 다른 감정들은 잘 들지 않죠.
한 감정이 다른 감정들을 몰아냅니다. 기쁨, 슬픔, 심지에 분노까지도 사치라고 느껴요.
그런데 그런 상황은 기쁨이가 제어 센터를 주도하고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편에서는 슬픔이가 감정에 관여하지 못하게 막았고 이번에는 안 좋은 기억, 부정의 감정들을 저 멀리 보내버리는 모습을 보였어요.
소위 '억압'이라고 말하는 것을 그렇게 표현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불안이 기쁨을 밀어내고, 기쁨이 슬픔과 불안을 배척하는 것.
그건 아마도 한 감정이 나를 지배하고 그게 '나'라는 생각이 든다면, 한편으론 다른 감정은 '좋지 않은 것'이라고, 그런 감정이 드는 것은 '내가 아니라고' 스스로 규정해버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사이드 아웃2는 '특정한 감정,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이것은 전작에서도 마찬가지였죠.
슬픔이든 불안이든, 그것이 우리 감정에 '존재한다'고 인정하고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 또한 '나'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불안과 슬픔, 분노, 이런 것들을 느끼면서도 특정 감정에 지배되지 않고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인사이드 아웃2가 말하는 것처럼요.
인사이드 아웃2의 주인공은 라일리라는 중학생 여자아이지만, 성인들도 공감하면서 보실 수 있는 포인트들이 충분히 많이 있습니다.
재미있고 보시고 즐기시고, 감정에 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실 수 있는 계기로 삼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말 추천 영화 인사이드 아웃2 후기였습니다! (*쿠키영상 2개 있으니 꼭 끝까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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