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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박스오피스 1위 영화 ‘웡카’ 후기 | 보고 나서 찜찜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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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웡카'를 봤습니다. 지난 설 연휴였는데요. 오랜만에 아내와 시간을 보내게 돼서 뭘 할까 하다가 영화관에 갔습니다. 
 
아내가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를 싫어해서 그나마 취향에 맞는 게 웡카밖에 없었어요.ㅎㅎ 저는 '뮤지컬 영화'라기에 거를까? 했는데 '찰리와 초콜릿 공장' 영화를 재미있게 봤던 터라, 2024년의 웡카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 보기로 했습니다. 
 

 
2024년의 '웡카'는 원작 로알드 달의 동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프리퀄 격인 영화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윌리 웡카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배경으로 나오는 거대한 초콜릿 공장을 짓기 전,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자신이 만든 초콜릿을 선보이기 위해 세상에 나왔던 때의 이야기를 담아내는데요.


영상미, 음악, 모두 좋았습니다. 뮤지컬 영화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렇게 부대끼진 않더군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을 재미있게 봤었는데, '웡카'에서 주인공을 맡은 티모시 샬라메가 노래하는 걸 보니 그때 감성이 살짝 떠오르는 듯도 했습니다. 표정연기와 목소리. 전 남자이지만 되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영화를 잘 보고 나왔는데, 왠지 모를 불편함이 남았습니다. 조금 생각해보니 왜 그랬는지 금세 알게 됐어요.
 
프로 불편러 소리 들을 거 같긴 한데, 인종차별적 요소가 좀 보였달까요. 


영화에서 '웡카'는 숙박비 계약을 잘못하는 바람에 숙소에 감금돼 세탁 노동을 하게 돼요.

웡카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과 탈출을 계획하는데요. 거기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게 '누들'입니다.
 
누들은 감금된 노동자 중 가장 막내로 숙소 주인에게 오랜 기간 핍박을 받아 온 인물이에요. (아래 이미지 왼쪽)

하지만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웡카에게 알파벳을 가르치고, 자신을 가둔 주인의 눈을 피해가며 영리하게 탈출을 감행합니다.
 


마침내 누들은 웡카와 함께 탈출에 성공해 헤어졌던 엄마와 만나게 돼요. 그리고 윌리 웡카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죠.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그런데 보고 나서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백인에 의해 고통받던 흑인을 또다른 백인이 구해줬다는 이야기였으니까요. 


물론 이번 영화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던 인종차별 요소, 움파룸파 역을 이번에는 휴 그랜트가 맡으면서 조금 순화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완벽히 해소하기는 어려운 것 같았어요.
 
그래도 윌리 웡카는 글을 모르고, 누들이 그를 가르치는 식으로 백인-흑인이 완전한 우월-열등 구조로 그려지지는 않게끔 했다는 것, 세탁 노동을 강제당하고 있던 사람들 대부분은 백인이었다는 점 등은 인종차별 논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이긴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좀 더 나아가서, 작년에 나온 '인어공주' 실사 영화처럼 주인공을 흑인으로 캐스팅하면 그것은 그것 대로 논란이 또 되었겠죠. 원작을 훼손했다고요.
 
대중들은 원작의 이미지대로 작품을 기억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을 재창조 해낸다는 것은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크게 불편해하지 않으실 분들도 많이 계실테니 영화 감상하실 때만큼은 배우들의 연기, 음악과 춤, 노래 등 영화의 매력적인 요소들에 집중하며 즐거운 관람하시길 바랍니다 :) 
 
이상 프로 불편러 꿈꾸는 강낭콩의 '박스 오피스 1위 영화 웡카' 후기였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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