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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의 기록/영화 & 드라마 후기

이 영화 왜 욕먹지? 베테랑2 관람 후기, 좋았던 점 3가지

by 꿈꾸는 강낭콩 2024. 10. 21.

추석 연휴에 ‘베테랑2’를 봤다. 벌써 한달이 지났다.


당시에도 재미 없다고 욕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어떤가 싶어 좀 찾아봤다.

여전하다. 네이버 영화에 나오는 관람객 평점이 7점이 채 되지 않는다. 어리둥절했다. 이 정도라고?


이번 베테랑2를 계기로 또 한번 느꼈다. 나는 확실히 영화를 평가하는 데 관대하구나 ㅎㅎ

나는 크게 부대끼는 것 없이 재미있게 봤기 때문이다. 나만 재미있는 걸까?

사실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별점 테러 수준의 평가와는 달리 누적 관객 수는 700만을 넘었다. 그야말로 ‘흥행’하고 있는 것.


영화를 본 그 많은 사람들 중 재미있다고 느낀 사람들이 차마 입을 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듦새가 나쁘지 않다고 느꼈는데 너무 까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럼 나는 어떤 부분이 재미있다고 느꼈던 걸까?

100명 중 99명이 재미없다고 해도 1명은 재미있다고 느낄 수도 있는 거니까, 나름대로 관람 후기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1. 박진감 넘치는 액션씬 + 정해인 배우의 변신


- 베테랑 같은 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들은 누구나 통쾌한 액션씬을 기대할 것이다. 베테랑2는 기대에 충족할만 했다고 본다. 특히 빗속에서 펼쳐지는 액션씬은 정말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함.


- 남산 액션씬은 좀 잔인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래도 정해인 배우의 ‘맑눈광’ 모먼트를 느낄 수 있어서 의미 있었던 씬이었다고 본다.

지금까지 정해인 배우가 그렇게 빌런으로 나왔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미친놈 역할을 너무 잘 살려서 (눈빛이 완전 도른자 ㅋㅋ) 소름돋을 정도였다.


2. 범죄도시 시리즈와 다른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인정


- 베테랑2를 보며 범죄도시 시리즈를 떠올린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범죄물이고 마석도와 같은, 범죄자들 때려 잡는 서도철이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 범죄자들 때려 잡는 역할이 가능하려면 반대편에 반드시 빌런이 존재해야 하는데, 범죄도시는 지금껏 3개의 후속작이 더 나올 때까지 스토리라인에 큰 변화가 없었다.

결말까지 대부분 예상이 되는 줄기 위에 약간의 변주를 주었을 뿐. 그래서 개인적으로 범죄도시2, 3는 ‘겁나 재미있다!’ 수준은 아니라 느꼈다.


- 베테랑2는 베테랑1과 확실히 다른 선택을 했다. 빌런을 경찰로 설정해버리는 도전을 한 것. 난 그게 뻔하지 않고 좋았다. 베테랑1의 유아인과 같은 빌런이 비슷한 구도로 또 나왔었다면 그게 더 식상했을 것 같다. 시작부터 지루했을 듯.

- 관람평을 보면 ‘빌런에 대한 서사가 없다’는 점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게 굳이 필요했을까? 싶다. 미친놈에 대한 아무 설명이 없을 때 미친놈이 더 미친놈으로 보이는 법.

- 비질란테 극장판이라는 비판은 어느 정도 인정. (비질란테를 못봤기 때문에 잘 모르긴 하지만 ㅎㅎ)

3. 사이버 렉카, 사적제재에 대한 시사점


- 시간이 지나도 악랄한 범죄자는 줄어들지 않는다. 대중들의 분노도 만만치 않게 크게 표출된다. 유튜브 등의 각종 SNS가 발전하고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니 어떨 땐 너무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사적 제재를 가한다.

- 범죄는 나쁜 것이 맞지만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대중이 당사자에게 철퇴를 가하는 일은 옳은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 그게 베테랑2였다.

- 물론 현재의 사법 시스템에 불만이 없는 건 아니다. 흉악범에 대해 때로는 너무 관대한 처벌을 내리고, 피해자는 고통 속에 살아가는데 가해자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해 생을 이어간다.


하지만 민간에 의학 사적제재는 그것대로 해롭다. 엄한 사람 잡을 수도 있고, 더 큰 무질서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유튜브 등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에 필요한 도덕관? 뭐 그런 것에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  

-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더 엄하게 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근데 그게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느냐?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 뭐 이런 류의 사회적 토론이 이번 영화를 통해서 활발해지길 바랐던 게 류승완 감독의 의도 아니었을까? 그것만 해도 베테랑2는 충분히 의미 있는 영화라고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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