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출퇴근 하면서 틈틈이 읽고 있는 책. 이근후 교수의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여기저기 휘둘리기 쉬운 사람들에게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책이다.
사실 모든 부분을 읽고 있진 않고, 편하게 넘기면서 눈길을 끄는 소제목이 나오면 멈추고 천천히 읽어내려간다.
어제 퇴근길에 눈에 띈 문장은 이거였다.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되면 다른 사람과 경쟁할 필요가 없다
최근 유독 ‘나’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고, 또 뭘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이라 이 문장에 더욱 끌렸다.
본문에는 중고등학교 선배인 데다 같은 직업까지 갖게 된 이시형 박사와의 에피소드가 소개되어 있었다. 연배도 비슷하고 또 일하는 분야가 같으니 종종 경쟁심을 부추기는 사람들을 마주해오셨다고 한다.
하지만 두 분은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기에 경쟁이라는 단어 따윈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고.
그러니까 ‘저 사람은 저런 능력이 있는 사람이고, 나는 나대로 이런 걸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명확하니 주변에서 뭐라 하든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는 거다.
나를 사랑하면 주관이 세워진다. 타인과 세상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말하고 행동하게 된다. 누구와도 경쟁할 필요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할 뿐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면 먼저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진정으로 자기가 누구인지 알면 인생은 훨씬 쉬워진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 기준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168쪽)
나에 대해 생각해 본다.
요즘 나는 좀 혼란스럽고 찜찜한 참이었다. 해야 할 것 같은 것, 잘 해내고 싶은 것은 많은데 이걸 하는 게 좋을지 저걸 하는 게 좋을지 도무지 모르겠어서였다.
남들보다 뭔가 하나는 잘 하고 싶은 걸 갖고 싶다는 경쟁의식에서 비롯된 욕심이 앞섰다. 나는 누군지도 모른 채, 내가 어느 길로 달리는 걸 좋아하는지에 대한 생각 없이 그저 주변 사람들을 앞질러 달려갈 생각만 한 거다.
이근후 교수님의 말처럼 누구와도 경쟁할 필요가 없는 나의 일, 나 혼자만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기준을 가지고 있으면 살아가는 게 훨씬 편해질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나의 목표는 온라인 상에 꾸준히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해서 직장과는 별개로 ‘독립적인 나’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선택지가 너무 많다. 블로그를 꾸준히 하는 것, 인스타그램을 통해 퍼스널 브랜딩을 하는 것, 바로바로 돈이 되는 부업을 하는 것.
거기서 만약 블로그를 선택했다 치자. 거기서도 여러 갈래로 갈린다. 블로그 하나를 하더라도 네이버를 할 건지 티스토리를 할 건지, 아니면 브런치에 다시 집중할 것인지. 다 버리고 인스타그램으로 가 릴스를 열심히 만들 것인지.
이때, 내가 어떤 성향이고 어떤 플랫폼이 나에게 맞을지 모르면 여기갔다 저기갔다 휘둘리기 쉽다. 내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나는 아직도 확신이 없다. 한쪽에서 “블로그는 그래도 네이버지!” 하면 '티스토리 버리고 지금이라도 네이버로 갈까..?' 하고 금세 휘둘린다. 얼마 전에도 '블로그 글쓰기는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책을 보고 엄청 휘청거렸었다.
그래도 만고 끝에 티스토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가장 편하게 눈치보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은 아무래도 티스토리만한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나를 드러내지 않을 때 더 편하다. 브런치든 인스타그램이든, 나를 드러낼수록 잘 되는 플랫폼은 나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니 나를 드러냄으로써 잘 나가는 사람들과 나를 비교할 필요가 없다.
블로그에 어떤 글을 쓸지도 이런 식으로 생각해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그동안 어떤 글을 쓸 때 재미있었고 뿌듯했던가. 책이나 영화, 드라마를 보고 이러쿵 저러쿵 내맘대로 떠드는 글을 쓸 때가 좋았다.
그러다 보면 별 것 아닌 글을 쓴 것 같았는데도 포털 사이트 메인에 걸리기도 했다. 그렇지 않더라도, 뭔가 꼭 성취되지 않더라도 그런 글을 계속 쓸 수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yes’라고 답할 것이다.
책을 읽고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그걸 글로 써내는 게 '진짜 독서'라는 걸 최근 다시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때 블태기가 와서 책을 읽어도 아무것도 쓰지 않았던 때가 있었는데, 그땐 책을 읽고 나서도 항상 찜찜했다.
그냥 내가 좋아서, 나의 만족을 위해서라도 읽고 쓰는 일을 계속 해나가고 싶다.
지금은 이렇게 생각해도, 또 누군가가 나타나서 나를 끌고 가려고 할 수도 있다. 나와 전혀 다른 기준을 제시하며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의미 없어, 이렇게 해야 성공할 수 있어’라고 유혹할 것이다. 자기 기준을 따르라고.
그럴 때면 이 문장을 떠올려야겠다.
나 자신을 모르면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살게 된다. 세상의 잣대에 나를 맞추면서 타인과 경쟁한다. 그 경쟁에서 이겨야 좋은 인생, 성공한 인생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남과 경쟁하여 이기려는 것에서 성취욕과 즐거움을 찾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한다. 경쟁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169쪽)
내 삶을 누가 리드했느냐에 따라 삶의 성공이 결정된다.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삶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살아가는 삶이 되어야 한다. (170쪽)
이제 무엇이든 힘을 쏟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그게 ‘누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일인지, ‘진정 내가 좋아서, 내가 리드하는 일’인지 생각해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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