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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알고 보면 직장인 필독서 슬램덩크 후기 “어디 안 감독님 같은 상사 없나요?” | 리더의 조건 | 만화책 추천 |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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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입 후기 

 
1월 초에 슬램덩크 만화책 전집을 샀습니다. 
 
찾아보니까 오리지널이 있고 신장재편판이란 게 있더군요. 2018년에 나온 버전인데 새롭게 그린 일러스트가 표지로 들어가 있고 종이질도 좋은 걸로 만들어진 거 같아서 이걸로 구매했습니다. 
 

 
전권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걸 보는 것만큼 뿌듯한 게 또 있을까요 ㅎㅎ
 
암튼. 신장재편판은 31권으로 된 오리지널 슬램덩크를 에피소드별로 나눠서 20권에 맞춰 다시 기획, 출판한 것입니다. 
 
틈틈이 읽어서 신장재편판을 한 2주에 걸쳐 다 봤는데, 한권 한권 에피소드를 맺고 끊어주는 게 엄청 자연스럽더군요. 
 
오리지널은 도대체 어떻게 편집이 돼 있었던 거지...? 하고 궁금해졌습니다. 
 
찾아보니까 오리지널은, 순서 같은 건 잘 모르겠지만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의 말도 들어가 있고, 번외편도 있는 등 좀 더 다채로운 것 같더라구요. (좀 비싸더라도 오리지널 살 걸 그랬다는 후회가 살짝...됩니다 ㅎㅎ..)
 

2. 감상 후기 

 
슬램덩크 만화책 전 편에 걸친 내용은 정말 오랜만에 봅니다. 마지막으로 본 게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때니까 거의 20년 정도 된 일이네요. 
 
아직도 기억이 나는 건, 학교에서 모의고사를 보고 일찍 집에 온 날 컴퓨터에 이미지로 저장되어 있던 슬램덩크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저의 모습입니다 ㅋㅋ... 산왕공고와의 시합은 정말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장면들이 너무 많습니다. 다시 봐도 그래요. 
 

 
이번에 읽으면서는 주인공 강백호의 이야기보다 다른 부분에 더 주목하게 되더라구요. (이래서 같은 책을 시차를 두고 여러 번 읽으라고 하나 봅니다.)
 
2024년 직장에서 찌들어가고 있는 저의 입장에서 눈에 띄었던 건 바로 '안 감독'이었습니다. 
 


선수들이 위기 상황을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안 감독은 무조건 자기만의 방식을 강요하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선수의 특장점이 뭔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는지 정확히 파악한 뒤 지시를 내려요.


전 이렇게 생각해요. 내 마음도 모르고 이런저런 말을 늘어 놓는 사람은 '꼰대', 내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고 조언해주는 사람은 '좋은 어른'. 
 
슬램덩크 속 안 감독 캐릭터야말로 좋은 어른의 표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생각이 들다 보니, 요즘 직장에서 좋은 어른을 찾아보기 힘든 저에게 안 감독님이 유독 눈에 띄었던 것 같아요. 
 


농구 코트에 '감독'이 있다면 직장, 조직엔 '관리자', '보직자'가 있습니다.
 
감독이나 관리자까지 올라가는 사람은 보통 실무를 할 때, 운동 선수로 치면 현역일 때 뛰어난 실력을 보인 사람들인 경우가 많죠. 
 
하지만 관리하는 입장이 되어서까지 그 실력을 발휘하려고 하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필드에서 뛰는 선수들이 못마땅해보이기 마련이거든요. 깐깐한 본인의 눈에 거슬리는 것도 너무 많고요. 
 
그때 무조건 본인의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됩니다. 모든 걸 디테일하게, 마이크로 매니징하려고 하면 성과도 나지 않고 모두를 피곤하게 할 뿐이에요. 
 
엄격히 관리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세팅 되어가는 모습이 보이면 뿌듯하겠죠. 그것은 착각입니다. 
 
필드에서 직접 뛰는 사람들 한명 한명, 모두가 독립된 인격체입니다. 관리자 본인이 하는 생각을 똑같이 탑재하고 움직이기 힘들어요. 
 
만약 조직이 한 가지 지향점을 보고 나아가야 한다면, 그 길로 '스스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관리자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자기만의 방식을 강요하고 억지로 끌고 가려고 하면 할수록 저항감만 커질 뿐입니다. 
 


최근 제가 다니고 있는 직장 대표가 바뀌었는데요. 마이크로 매니징이 장난이 아닙니다. 숨이 막힐 정도여서 직원들의 반발이 심해요. 따뜻한 소통은 없고 날카로운 지시와 차가운 피드백만이 난무합니다. 
 
아무래도 조직이 본인의 입맛대로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직원들이 동요하는 것을 보면서 짜릿함을 느끼는 게 아닐까 싶어요. 슬램덩크 전집을 사서 그분 사무실에다 놓아 드리고 싶은 심정이네요. 
 
이번 생에 직장에서 안 감독님 같은 분을 과연 만날 수 있을까요...? 그런 분과 함께 일하고 계신다면.......너무 부럽습니다 ㅠ ㅎㅎㅎ

 
20년만에 읽은 슬램덩크 후기였습니다. 직장인분들 힘내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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