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를 봤다. 마동석 배우의 연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범죄도시1을 워낙 재미있게 봐서 이번에도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범죄도시2에서 이미 식상함의 싹이 피어오르는 걸 한번 느꼈기 때문이다.
'뭐 비슷하겠지'란 생각으로 보러 갔는데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게 없었다. 이제 범죄도시 시리즈는 '킬링타임'용으로 전락한 것일까.
왜 범죄도시1과 같은 재미를 느끼지 못했는지 생각해봤다. 두 가지가 없는 것 같았다.
1. 스토리, 이야기 전개 방식의 새로움
사실 이건 모든 시리즈의 1편이 가지고 있는 어드벤티지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범죄도시가 앞으로 계속 만들어질, 마블과 같은 시리즈물이 되려면 눈에 띄는 새로움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은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등장하고, 천하무적 마석도가 출동해 주먹으로 다 해결하는 식으로 흘러간다. 앞으로 여기에 어떤 변주를 줄지가 관건일 것이다.
범죄도시2, 3편까지는 스토리 구성과 개그 코드를 거의 완벽히 범죄도시1의 것을 따라 갔는데, 범죄도시4도 이렇게 나오면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마동석에 대한 팬덤으로 기본빵은 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 자체는 좋게 평가받지 못할 것.
2. 신스틸러, 눈에 띄는 조연
범죄도시1이 돌풍을 일으켰던 건 비단 마동석, 윤계상 투톱 때문만은 아니었다.
황사장 역의 조재윤, 전반장 역의 최귀화 등 색깔 뚜렷한 조연들이 자기 역할을 확실히 해줬다.
범죄도시3에는 그런 역할들이 없었다. 그나마 초롱이, 김양호가 감초 역할을 해주었던 것이 좋았는데, 그보다 긴장감을 더해줄 수 있는 조연 캐릭터가 더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주성철의 오른팔, 왼팔들도 너무 평범했다. 장첸의 위성락, 양태와 같은 포스가 없었다. 앞서 말했던 개그캐들도 좋지만, 액션물인 만큼 관객들이 긴장감 있게 경계하며 볼 수 있는 캐릭터들에 대한 고민을 해야할 것이다.
마동석 원톱으로 범죄도시를 계속 끌고 간다면 향후 흥행은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범수도 역할이 너무 없어 의아했다.
범죄도시3도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는데, 팬들이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하고 좀 더 분발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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