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연말, 제 인생의 키워드가 생겼습니다.
‘건강’이었습니다.
11월 초, 경미한 복통을 방치했다가 집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쓰러졌어요. 그런데도 정신 못차리고 꾸역꾸역 맡은 일을 마무리 하기 위해 출근을 했죠.
결국 그날 밤 저는 응급실로 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병명은 십이지장 궤양. 출혈이 심해 난리가 났더군요. 응급으로 내시경 지혈술을 받아야 할 지경이었습니다.
내시경으로 들여다 본 뱃속 상황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끔찍한 수준이었어요.
입원 2일차가 되도록 절반으로 뚝 떨어진 헤모글로빈 수치가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계속되는 혈변, 수혈, 혈액 검사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졌어요.
‘이러다 어떻게 되는 거 아냐…?’라는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죽음까지 떠올렸던 그 순간, 제 머릿속을 채웠던 건 이루지 못한 꿈? 돈? 명예? 그런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회복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 그리고 가족들의 얼굴이었어요.
임승수 작가의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를 보면 ’죽을 때 후회하는 다섯 가지‘라는 챕터가 나옵니다.
호주의 작가 브로니 웨어가 쓴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5가지>를 언급하며 이렇게 이야기해요.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이,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 중에 통장 잔고를 더 늘리지 못해 후회한다는 얘기가 없다는 것이다. 명문 대학에 입학하지 못해 후회한다는 얘기도 없다. 수영장이 딸린 큰 집에서 살지 못해 한이 된다는 얘기도 물론 없다. 살아생전 다들 이런 것들에 얽매여 사는데 말이다. 43쪽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행복한 삶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다음은 브로니 웨어의 책에 나온,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 목록이다.
-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 내가 그렇게 열심히 일하지 않았더라면
- 내 감정을 표현할 용기가 있었더라면
- 친구들과 계속 연락하고 지냈더라면
- 나 자신에게 더 많은 행복을 허락했더라면
가장 많이 한 후회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이다. 마지막 순간, 사람들은 못 번 돈을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못 살아본 시간을 후회한다. 43~44쪽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인생이, 내 삶이, 과연 내가 원하는 삶인지 돌아볼 일입니다.
진정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말이죠.
열심히 일만 하느라 가족을,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갖지 않고 너무 아등바등 사는 건 아닐까?
남들이 인정하는 ‘성공’이란 것에 집착하고, 더 벌지 못하고 있는 돈에 아쉬워하며 내 생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죽을 때 저 다섯 가지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살았다면, 그만하면 행복한 삶이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나요?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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