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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영화 <온워드 : 단 하루의 기적> 리뷰 : "넌 생각보다 강해!" | 온워드 명대사 &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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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스포일러에 주의하세요!*

디즈니&픽사의 2020년 개봉작 <온워드 : 단 하루의 기적>을 봤습니다.

2주 전쯤 <#살아있다>를 보러 갔을 때, 사실 <온워드>의 평이 좋아보여서 볼까 생각했었는데요. 결국 시간대가 맞지 않아 미뤘습니다.

 

애니메이션, 게다가 판타지물은 개인적 선호도에서는 후순위라 포기는 빨랐습니다. 그래도 워낙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여서 조만간 시간이 나면 봐야겠다고 벼르고는 있었어요.

그러던 차에 또다시 영화관을 가게 돼 이번엔 시간에 맞게 가서 관람했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난 뒤 바로 들었던 생각은 딱 한 줄이었습니다.

 

"그래. 영화는 이렇게 만드는 거지!"

 

정말 오랜만에 감탄하면서 본 영화였어요. 배경 및 캐릭터 설정, 흥미로웠고요. 스토리는 적당히 단순해서 부담이 없었습니다. 온갖 마법이 등장하는 판타지물이지만 <겨울왕국2>처럼 과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뻔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영화 <온워드>는 단 하루, 돌아가신 아버지를 마법으로 소환시키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두 형제(이안&발리)의 이야기를 그리는데요.

 

이런 스토리라면 대개 주인공들이 어떤 우여곡절을 겪든 해피엔딩에 이를 것임을 예상하고 관람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관객 입장에서 달리 생각할 수 있는 건 아버지를 소환시키는 데 실패하고 만다는, 새드엔딩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온워드>는 그런 뻔한 결말을 내놓지 않습니다. 마치 관객의 머리 위에 앉아 있다는 듯 말이죠.

 

이안 형제는 아버지의 소환이 임박했을 때 최대 위기를 맞는데요. 두 형제 모두 함께 아버지를 만나지 못할 상황에 놓입니다. 둘 중 한 사람은 아버지의 소환을 방해하는 '저주'를 몸으로 막아야 했던 겁니다. 

 

이안의 형 발리는 "내가 막을 테니 네가 아빠를 만나라"고 얘기하지만 이안은 오히려 형에게 양보합니다. 본인이 막아서겠다고 말이죠. 

 

여기까지만 해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전개였습니다. 애초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단 하루라도 소환해 만나고 싶다고 간절히 바랐던 건 동생인 이안이었으니까요. 

 

이안이 형에게 아버지와의 만남을 양보하는 순간 했던 대사가 또 한번 가슴을 칩니다. 정확히 메모해두진 못했습니다만, 대략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나에겐 형이 있으니까 괜찮아. 그동안 나를 이끌어줬던 건, 언제나 형이었어." 

 

이렇게 건조하게 쓰니까 별 내용 아닌 것 같지만 영화 속 맥락에서 보면 이게 엄청난 감동 포인트랍니다. 

 

이안은 형에게 저 말을 남기고 저주와 맞서 싸우러 가요. 그리고 결국 아버지를 만나지 못합니다. 

소환된 아버지와 형이 아주 짧은 순간 만나는 장면을 먼 발치에서 바라봤을 뿐이었죠.

 

하지만 주인공 이안은 슬퍼하지 않습니다. 형과의 추억, 그리고 지금 형과 함께 있다는 것의 소중함을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이안이 그토록 간절히 찾아 헤맸던 '아버지'와 같은 존재는 바로 옆에 있었던 거죠.

 

 

형제지간의 사랑을 다룬다는 점에서 영화 <온워드>는, 자매지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 <겨울왕국>을 떠올리게 합니다. 디테일에서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인 느낌이 분명 비슷하긴 해요.

 

부모의 부재, 모험, 숨겨졌던 능력을 받아들이고 사용함으로써 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 형제자매지간의 사랑을 새로이 느끼게 된다는 점. 

 

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은 전혀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고, 이후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해서 <온워드>의 작품성이 떨어져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저는 <겨울왕국>보다 <온워드>가 더 좋았어요. 아마 남자 형제가 있는 분들이라면, 특히 형이 있는 분들이라면 저처럼 <온워드> 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두 살 터울의 형이 있는데요. 자매지간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형제지간에서 남동생은 성장과정 중 형의 영향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사소한 행동부터 취미, 좋아하는 게임, 음악적 취향 등 온전히 저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곰곰이 짚어 보면, 형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만큼 저희 형제는 많은 시간을 함께 했고 공유하고 있는 추억도 많습니다. 지금은 떨어져 산 지 15년 이상 되었고, 둘 다 결혼해서 가정이 있으니 관계가 예전같진 못해요.

 

하지만 영화 <온워드>를 보면서 어린 시절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었고, 덕분에 마음 한편이 따뜻해짐을 느꼈습니다.


영화 <온워드>에서 형 발리는 소심한 동생 이안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끊임없이 외칩니다. 

 

"동생아, 넌 할 수 있어!"

"넌 생각보다 강해!"

 

여러분에게 언제나 힘을 주고, 뒤에서 밀어주고, 또 앞에서 이끌어주던 사람은 누구였나요. 

 

지금의 나를 있게 한, 하지만 잊고 살았던 그 존재를 떠올리게 하는 감동적인 영화, <온워드 : 단 하루의 기적> 리뷰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꿈꾸는 강낭콩의 결정적 한 장면]

 

자포자기했던 이안이 '아버지와 할 일' 체크리스트를 보다 문득 형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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