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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유튜브 영상으로만 보기엔 아까운 영화 <파수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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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수꾼>을 봤습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개봉하며 화제를 모은 <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의 데뷔작이라고 하네요.

<파수꾼>을 영화로서 본 건 처음이었지만 줄거리와 몇몇 장면들은 알고 있었어요.

 

요즘은 유튜브에 영화 관련 영상들이 워낙 많아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돈 들이지 않고도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가 제일 처음 접했던 <파수꾼>의 명장면입니다. 이제훈 배우의 연기가...

다만 편집된 영상을 보는 게 아닌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봄으로써 느낄 수 있는 몰입감, 이건 유튜브로는 경험할 수 없죠. '역시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봐야 제맛이지'라는 걸 <파수꾼>을 보면서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유튜브에 보면 <파수꾼> 명장면들을 쭉 이어놓은 콘텐츠도 있고, 스토리를 시간 순으로 하나하나 짚어가며 해석을 해놓은 것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고 마치 영화 한 편을 다 본 듯한 느낌도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영화를 처음부터 보기 시작하니 낯설었습니다. 편집이 시간 순서대로 안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뒤죽박죽 섞여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 또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기도 했어요.

 

절친한 세 친구가 갈등을 겪는 상황이 먼저 나오고 어디서부터 그들의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했는지, 주인공 기태(이제훈) 아버지의 시선을 따라 되짚어 보는 식입니다. 

 

보다 보니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이 떠올랐어요. 여기에서도 보면 어딘지 모르게 망가져버린 듯한 인물(설경구)이 등장하고, 철길 위에 서서 달려오는 기차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외칩니다.

 

"나 다시 돌아갈래!"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이 장면.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이라면 마지막 장면이라고 오해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강렬하고 의미심장하니까요. (사실 제가 그랬습니다ㅋㅋ)

하지만 이건 영화 초반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장면 이후, 김영호(설경구)라는 저 인물이 왜 저렇게 되어버렸는지 시간 역순으로 해서 보여주는데요. 

 

그러다 마지막에는 순수했던 시절의 주인공을 만나게 됩니다. 관객 입장에서 참 씁쓸해지는 순간이었죠.

 

영화 <파수꾼>은 <박하사탕>처럼 사건들을 완전히 역순으로 보여주는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 인물들의 관계가 왜 저렇게 틀어져 버린 걸까? 기태는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했을까?'에 대한 답을, 과거 사건들을 통해 알아간다는 전체적인 구성에는 유사한 면이 분명 있었어요.

 

혹시 <파수꾼>을 유튜브로만 보셨거나 <방구석1열>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접하셨던 분들이라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시길 추천합니다. 

 

영화가 가진 구성의 묘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스토리의 흥미진진함과 배우들의 연기력은 기본 제공입니다 ㅎㅎ)

 

유튜브 영상으로만 보기에 아까운 영화 <파수꾼> 후기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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