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영화 남산의 부장들 보고 후기 글을 올렸었는데요. 이성민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영화 공작이 떠올랐어요. 인상 깊게 봤던 영화였는데요.
당시 영화를 보고 후기를 에버노트에 써놓은 게 있었는데 지금 보니 블로그에는 포스팅을 안 해놨더군요. 2년 가까이 지난 영화지만, 공작 후기 글을 올려봅니다.
(벌써 2년 전 영화가 되었다니! 믿기지 않네요. 시간 참 빠릅니다.)
** 스포가 없는 영화 리뷰입니다**
윤종빈 감독의 영화 <공작>. 사실 이 영화에 액션 씬이 없었는지는, 영화를 다 보고난 후 검색을 하다가 알게 됐습니다.
'첩보물 = 액션 영화' 라는 인식이 무의식 중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영화를 볼 때 엄청난 긴장감을 느꼈기 때문에, '왜 액션이나 추격 장면 같은 게 없지?' 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었어요.
언론에서는 그런 점을 '구강액션'이라고 표현을 하고 있더군요.
'윤종빈' 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되는 영화 <공작>
저는 영화 보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광적으로 즐긴다고 말할 정도는 아닙니다.
영화 감독이나 배우의 이름을 줄줄 외운다든지, 어떤 작품을 누가 만들었고 거기엔 누가 나온다든지 하는 것들을 세세히 기억하지도 못하고 또 그러기 위해 노력하는 편도 아니죠.
영화를 볼지 말지를 결정할 땐, 그냥 영화 그 자체에 호기심이 생기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거 누구누구 감독이 만든 거래~' 이런 식으론 접근하지 않아요.
그런데 영화 '공작'을 보고 나서는 '윤종빈' 이라는 영화 감독의 이름을 기억해야겠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이 감독의 영화들을 찾아 봐야겠다, 라는 생각들을 하게 됐습니다.
'윤종빈'이라는 감독이 과거에 제가 재미있게 봤던 영화들, <범죄와의 전쟁>, <용서받지 못한 자>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거든요.
좋아했던 영화의 감독이 누군지 몰랐다니, 인상 깊었던 영화에 대한 너무 뒤늦은 관심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그래도 뭐, 이제라도 알게 됐으니 된 거 아니겠습니까.
빠른 시일 내에 <군도>부터 챙겨봐야겠습니다.
<공작>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영화다?
어쨌든 저는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본 영화였는데 평점을 보니 너무 암울하더군요. 네티즌 평점 6.8이라니.
왜 그런가 싶어 자세히 봤는데, 낮은 평점이 달린 리뷰에는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영화가 정치적으로 좌편향 되어 있다.'
이런 한줄 평 옆에는 어김없이 별점 1점이 매겨져 있었습니다. 뭐, 어떤 정치적 견해를 가지든 그건 개인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2018년 8월 1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방송된 '흑금성' 실존 인물 박채서 씨 인터뷰 내용을 보면, 영화 내용이 완전 허구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북한을 미화했다' 라거나 '좌편향' 이라고 무조건 몰아가서 욕할 수만도 없다고 생각해요.
위 기사를 보면 '영화의 어지간한 내용들은 실존 인물의 진술, 실제 있었던 일을 기반으로 했구나' 라는 걸 알 수 있거든요.
어쨌거나, 그런 정치적 논쟁을 떠나서라도 <공작>은 영화 그 자체로서 긴장감 있게 잘 만들어진 첩보물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럴 리 없지만... 저기 혹시 진짜 북한이야?
배우들의 연기도 연기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부분 하나만 꼽으라면,저는 '흑금성'이 처음 평양을 방문하는 장면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뭐야, 설마 저거 진짜 평양 들어가서 찍은겨?'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생생하게 연출 되었기 때문이에요.
어색함 따윈 1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몰입할 수 있었고, 이후 '흑금성'이 답사를 위해 '영변'이라는 지역으로 갔을 때 보이는 풍경도 정말 리얼하게 느껴졌습니다. 황정민 출연의 다큐멘터리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했어요.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신과 함께2>의 흥행에 가려 상대적으로 덜 조명된 영화였지만, 저는 <공작> 쪽에 한 표를 더 주고 싶습니다.
영화 <공작> 후기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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