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제품을 많이 씁니다. 아이폰, 아이패드 미니, 거기다 맥북 프로까지.
제품 수준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제 주변만 봐도,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쓴 사람은 없을 정돈데요.
하지만 애플이라는 기업과 서비스 자체를 무한 애정하는 건 아닙니다.
가격도 워낙 비싸고, 작은 액세서리 하나도 무조건 ‘구입’해서 사용하게끔 만드는
그들의 상업성은 혀를 내두를 정도니까요.
어쨌든 사용은 하지만 뭔가 탐탁치 않은 감정이 항상 있는 애플인데요.
그런데 최근 그들의 고객 응대 수준에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좋은 쪽으로요.
지금껏 애플뿐 아니라 여러 가지 서비스들을 경험하며 각각의 고객센터 또한 경험할 수 있었는데
그 중 애플의 응대 방식이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한동안,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하게 글을 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와는 다르게 PC와 모바일 간 연동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티스토리에 ‘에버노트 글 불러오기’ 기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에버노트’는 이미 꽤 유명한 메모앱이죠. 메모앱으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겠지만요.
어쨌든 저도 알고 있었던 앱이고 자주 활용하진 않았지만 스마트폰, PC에도 설치 돼 있었던 터라
블로그 글을 쓸 때 에버노트를 활용하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동안 몰랐던 에버노트의 기능들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다가 유료 요금제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한달에 몇 천원 정도면 ‘프리미엄’ 요금제로 부족함 없이 앱을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런데 아이폰으로 에버노트의 요금제에 대해 이것 저것 알아보다가 그만 덜컥,
저도 모르게 결제를 해버린 겁니다. 다들 이런 경험 있지 않으신…가요… 휴.
더군다나 다시 확인 해보니,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에버노트 계정으로 구입이 됐고,
또 무려 1년치를 한꺼번에 결제해버렸다는 사실에 멘붕이 왔습니다. 무려 85000원…
큰일났다 싶어서 에버노트 측에도 메일을 먼저 보내고, (덕분에 오랜만에 되지도 않는 영어 메일을 썼다는…)
어떻게 될지 몰라 애플 측에도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아이폰을 통해서 뭔가 구독(정기결제)을 하게 되면, 이런 영수증 메일이 오는데,
하단에 있는 ‘문제신고’를 클릭하니까 애플 아이튠즈 스토어 고객센터로 바로 연결 됐습니다.
구구절절 사연을 썼습니다. 어쨌든 결론은…환불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하루가 지나서 애플로부터 메일이 왔습니다.
메일을 열어보고 느낀 건, 그 어떤 서비스의 고객 응대 메일보다 성의껏 고객을 대하고 있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상황에 대한 공감을 표하고 바로 어떻게 조치를 해주셨는지 써주셨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공감!
그리고 추가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안내도 잊지 않았습니다.
빠른 조치와 친절한 고객 응대에 저는 이 메일에 답장을 보냈습니다.
보통 이런 메일에는 답신을 하지 않는데 저도 모르게 감사하다고, 간단히 메일을 쓰게 되더군요.
그런데, 그 메일에 또 회신을 보내온 애플.
정말,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단 한 줄의 메일이었는데도 이렇게 다시 답장을 해주시다니, 의외였고 그래서 더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또, 기업이 고객을 대한다는, 그런 형식적인 차원에 앞서 사람이 사람을 대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인간적으로 대우 받고 있다는, 그런 거요.
뭐, 이 또한 애플의 철저학 고객 응대 매뉴얼에 따른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다른 서비스들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수준이었습니다.
사실 제 입장에서는
애플 측에서 "그건 결제할 때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고객님 책임입니다. 이미 결제 됐으니 저희는 모름^^" 이런 식으로 답변했어도
할 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유연하게 대응해 주셔서 좋았습니다.
가끔 고객을 성의 없이, 쉽게 대하는 기업들을 접하곤 합니다.
물론 고객도 기업을 상대로 진상을 부려선 안 되겠지만,
좀 더 인간적인 자세로 고객을 대하는 기업들도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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