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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단상

이북리더기를 쓰면 아쉬운 점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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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북리더기 한 달 사용 소감’이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요. 
검색 유입이 그리 많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올린 글 중에서는 가장 많은 조회 수가 나왔습니다. 
그만큼 이북 리더기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겠죠?
 

2019/02/15 - [리뷰/제품] - 이북리더기 크레마 그랑데 한 달 사용소감

지난 번 글에서는 이북 리더기를 쓰면 좋은 점 위주로 언급을 했었다면, 이번에는 아쉬운 점에 대해 몇 가지 써보려고 합니다.

아쉬운 점 1.
이북리더기에서 종이책의 디자인은 의미가 없어진다

 

잘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이북리더기는 흑백으로 구현됩니다. 
제가 쓰고 있는 크레마 그랑데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사용하시는 것도 흑백일 텐데요. 

 

컬러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이북리더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상용화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찌 됐든 흑백 디스플레이 이북리더기가 대세인 현재, 이게 무슨 문제가 될까요.

 

종이책이 사방에 진열 돼 있는 서점을 방문했을 때를 한번 생각해보죠. 
매대에 진열된 책들을 보면 알록달록하고 크기, 두께도 다양합니다. 
굳이 책 내용을 들여다보지 않고 겉표지만 봐도 대충 어떤 책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디자인이 정말 잘 돼서 나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서점에 갔다가 디자인에 이끌려 책을 보게 된 뒤 충동 구매를 한 적도 꽤 있어요. 

 

책 디자인은 책을 구입하는 순간에만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종이책을 펼쳐 독서를 할 때도 영향을 줍니다. 독자로 하여금 그 책의 디자인이 풍기는 분위기, 
저자와 출판사가 세팅해 놓은 세계 속에 빠져드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반면, 이북리더기는 확실히 그런 느낌은 없어요. 책 내용을 읽어보기 전까진, 모든 책이 다 똑같아 보이죠. 
종이책은 겉표지의 디자인과 질감, 무게, 두께, 본문의 글씨 크기와 서체 등 각각 다른 개성이 있는데, 

 

이북리더기는 그걸 획일화해서 보여줍니다. 

어떤 책이든 내 손이 느끼는 무게는 이북리더기의 무게만큼이고요.

 

글씨체는 이북리더기의 ‘설정’에서 미리 맞춰놓은 대로 구현됩니다. 
표지 디자인을 볼 수는 있지만, 흑백 화면이기 때문에 원래 종이책의 색깔이 어떤지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자책을 ‘구입해서’ 읽더라도 종이책을 사서 읽을 때만큼의 ‘소장한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이북리더기를 구매하더라도 종이책을 사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드실 거예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음악 듣기가 매우 편리해졌지만, 
가끔은 CD를 사고 싶은 느낌이 드는 것과 같은 맥락이겠죠. (저만 그런 것일지도 ㅋㅋ)

 

 

 

아쉬운 점 2.
이북리더기의 메모 기능, 너무 느리고 불편하다.

 

매번 그런 건 아니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그 순간 떠오르는 생각을 적어두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책에다가 바로요. 그러면 독서가 독서로 끝나지 않고 조금은 확장되는 느낌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북리더기에서는 그게 쉽지 않습니다. 
물론 크레마 그랑데에는 밑줄(하이라이트)를 친 뒤 메모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리디북스나 아마존 계열의 리더기도 마찬가지겠죠?

하지만 이 메모 기능은 스마트폰처럼, 터치로 입력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매우 불편합니다. 

이북리더기는 그 속도가 스마트폰만큼 빠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메모 기능은 사실상 잘 쓰지 않게 돼요. 

 

대신 하이라이트는 꼬박꼬박 잘 칩니다. 또, 다 읽고 나면 서평을 써서 책은 뒤의 소감, 
책 내용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꼭 남기려고 노력하게 돼요. 
그렇지 않으면 이북리더기를 통한 독서는, 그냥 독서에서 그치기 쉽습니다.

 

나중에 기술이 좀 더 발전하면 이북리더기에도 (갤럭시 노트처럼) 전자펜 방식이 도입되겠죠?
 

 

아쉬운 점 3.
가끔은 순서와 상관없이, 이리저리 넘나들며 읽고 싶다. 

 

전자책의 또 다른 단점. 책을 휘리릭 빠르게 넘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정도는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 고를 때 하면 되지 않느냐 하실 수도 있지만, 뭐… 저는 그게 좀 아쉽더군요. 

 

책을 앞에서부터 읽다가도 가끔은 저~ 멀리 뒤쪽에서는 대략 어떤 이야기를 할까, 
그런 게 궁금해질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 종이책은 곧장 내가 원하는 대로 점프가 가능합니다. 
스르륵 넘기면서 한 번 훑어보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도 쉽죠. 

 

전자책도 구간 이동은 가능합니다. 목차 메뉴로 들어가서 원하는 지점을 클릭하면 되는데요. 
하지만 구간 이동을 원하는 순간은, 내가 굳이 특별히 어느 지점으로 가고 싶다는 게 아니죠. 
물론 그럴 때도 있지만, 원하는 지점이 없이 쓱 넘겨보고 싶을 때가 더 많습니다. 
그런데 전자책은 한 페이지씩 넘기거나, 아니면 특정 지점을 클릭해서 이동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이건 사실 독서를 하는 데에는 큰 지장을 주는 부분은 아닙니다. 

다만 ‘디지털은 편한 것’이고 ‘아날로그는 불편한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는, 
완전 틀린 것임을 잘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싶어 언급해보았습니다. 

 


 

 

글을 쓰고 보니, 전에 올렸던 ‘장점’에 대한 이야기보다 더 길어졌네요. 
이북리더기 구입을 고려하시는 분들께 부정적 영향을 끼칠까 걱정도 슬쩍 됩니다만.

 

어쨌든, 이북리더기는 강추입니다! 위와 같은 아쉬운 점들이 있지만 
지난번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편리함 하나로 몇 가지 아쉬운 점쯤은 다 커버가 되거든요. 

 

다만 이북리더기 구입을 하실 때, 종이책과의 이별을 기대하신다면 그건 너무 과도한(?) 것일 수 있습니다. 
전자책으로 나와 있지 않은 책도 많을뿐더러, 종이책이 그리워지는 순간이 분명 올 테니까요.

 

이북리더기든, 종이책이든, 각자의 방식을 잘 찾으셔서 즐거운 독서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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