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디지털 콘텐츠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런 저런 온라인 클래스를 들으며 몇 가지 시도해본 것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인스타툰이었습니다. 랜선 선생님은 ’귀찮’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계신 김윤수 작가님이었고요.
그리는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아야 된다, 사소하게 그리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강의를 해주시는데, 저한테 꼭 맞는 것 같았습니다.
당연히 클래스도 100% 수강했고, 그 이후로 꾸준히 사소하게 삶을 기록하고 있어요. 그림을 그림으로써 아직 뭔가 이뤄내지는 못했지만, ‘사소한 꾸준함’의 힘을 믿으며 조금씩 해나가고 있습니다.
무료한 일상에 터닝포인트가 되어준 귀찮작가님이 새로 책을 내셨다고 해서, 바로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제목은 ‘귀찮지만 매일 씁니다’ 인데요. 말 그대로 매일매일 쓴 그림일기를 엮어서 낸 책이에요.
선명한 주황색 표지가 인상적입니다. ‘365’라는 큰 숫자를 통해서 이 일기가 1년 동안 쓰여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 일기를 왜 사서 봐..?’
그런 분들에게 얘기해주고 싶어요. 딱 한달치만 읽어보라고.
맞습니다. 누군가의 일기니까. 아주 사소하고, 다분히 일상적이고, 때론 심심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게, 읽는 맛이 있습니다. 분명 소설이 아닌데, 하루 단위로 끊어진 일상인데 쭉 이어지는 하나의 이야기로 읽힙니다. 한 페이지를 다 읽으면 자연스럽게 그 다음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사소한 일상 기록의 힘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3년 전쯤 작가님의 클래스를 듣고 인스타툰 계정을 열어 그림을 그려 올리기 시작했지만, 요즘은 세줄일기를 더 많이 씁니다. 매일 한 컷의 그림과 세 줄의 글만으로 표현할 수 있는 포맷이 좋아서인데요.
매일매일 정말 빠지지 않고, 더 열심히 기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님처럼 그 기록이, 하루도 빠짐없이 1년동안 모인다면, 어떤 큰 힘이 되지 않을까요?
돌이켜 보면 반짝임은 늘 완성의 순간보다 과정에 있었다.
결과물도 중요하겠지만, 무얼 하든 그 과정에 반짝임이 있을 것임을 믿으면서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인스타툰 작가 귀찮 님의 ’귀찮지만 매일 씁니다‘ 간단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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