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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일하는 게 재미있어 죽겠는데 은퇴를 해?" 경제적 자유라는 환상 | 세이노의 가르침 | 독서일기 독후감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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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자유

 
언제부턴가 우리 앞에 나타난 말입니다. 그리고 어느새 누구나 꿈꾸는 말이 되었습니다. 돈 많이 안 벌고 싶은 분 있나요?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분은요?
 
돈을 향한 욕망은 그 무엇보다 강합니다. 그걸 타겟팅해서,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는 이들이 내세우는 것이 바로 저 "경제적 자유"라는 말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단순하게 그냥 '나도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어..!'라고 침을 흘리기만 했죠.
 
투자든, 새로운 일이든, 돌파구를 찾아서 빨리 은퇴하는 것을 꿈꿨습니다. 그것만이 이 지긋지긋한 직장인 생활을 끝내고 떵떵거리며 살 수 있는 길이라고 믿었어요.
 
그러다 보니 그 길이란 게 쉽게 보이지 않으면 좌절하고 우울감에 빠지고 불행하다 느끼고, 사는 게 사는 게 아니게 되더군요.
 
일단 손에 잡히는 대로 눈에 보이는 대로 책을 읽었습니다. 이제서야 조금씩 느낍니다. '경제적 자유' '젊어서 은퇴하기' '파이어족' 이런 것들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요.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세이노의 가르침'입니다. 최근에 본 그 어떤 책보다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조언들이 많이 들어 있어 찬찬히 읽고 있는 책입니다.

아무튼, 거기에 보면 "아무 일이나 재미있게 하라"라는 챕터가 나옵니다. 세이노 작가는 여기서 현재 본인이 하고 있는 일에 만족을 못하는 사람, 돈 많이 버는 일을 찾아 헤매는 사람에게 일갈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부자가 되면 일은 더 이상 안 하고 젊어서 은퇴하겠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복권에 당첨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이 바로 그것 아닌가.
 
질문 : 진짜 부자들이 일찍 은퇴하는 것을 본 적 있는가? 환갑이 아니라 70세. 80세. 아니 건강이 허락하는 한 죽을 때까지 일에서 손을 완전히 놓지 않는 사람들이 부자들이다.
 
일하는 것이 재미있어 죽겠는데 은퇴를 해? 그것도 젊어서 돈을 벌어 놓은 뒤 은퇴를 해?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일이 재미없다는 뜻이다. 그러니 그 지겨운 일에서 좀 벗어나고 싶겠는가.
 
그렇게 일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그것도 젊어서 부자가 되어 은퇴를 한다고? 투자를 잘해서? 무슨 돈으로 투자를 한단 말이냐. 개떡 같은 소리 그만들 해라." (세이노의 가르침 154쪽)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진짜 부자들은 이미 돈을 엄청 많이 벌었음에도 은퇴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 그런 선택을 하는 걸까요?
 
'세이노의 가르침'뿐만 아니라 요즘 접하고 있는 책, 콘텐츠들을 미루어 생각해 보면 일을 하면서 느끼는 재미, 그로 인한 '행복'. 그게 바로 그들을 움직이는 힘이란 걸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요즘 또 역주행하고 있는 책이 하나 있죠. 황농문 교수의 '몰입'인데요. 몰입을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인간의 뇌에서는 정말 많은 양의 도파민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즉, 엄청난 쾌감을 느끼는 거죠.
 
https://www.youtube.com/watch?v=jVYnE4h670w 

 
어떤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 다른 말로 하면 '일을 한다'는 겁니다. '일'이라는 건 복잡한 것을 풀어내고, 뭔가를 만들어내고, 어떤 목표를 이루어 가며 '즐길 수 있는' 활력소 같은 수단이에요.
 
또 다른 베스트셀러 '신경 끄기의 기술'에도 보면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인생이란 건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의 연속이고, 내가 비록 고통스러울지언정 기꺼이 에너지를 쏟아 풀고 싶은 문제가 있을 때 비로소 행복할 수 있다고요.
 
이 책의 말들이 맞다면,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면 '돈을 쫓는 행위'는 정말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돈을 아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돈이 없으면 너무 힘들겠지만 일단 이렇게 해보자는 거죠.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잘 하기 위해서 애를 쓰자. 그 분야의 문제를 풀어내는 데에는 내가 최고다! 할 정도로 능력을 끌어올리자. 그러면 얼마나 재미있겠는가. 그러면 나를 찾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고 돈은 따라 오게 될 것이다. 이렇게요.
 
절대 돈이 목표가 되어선 안 됩니다. 그러면 방황만 하게 돼요. 저도 그랬습니다.
 
이 일을 하면 좀 더 자유롭게 돈을 벌 수 있고 행복할까? 싶어서 손을 대보고, 성과가 잘 안 나면 또 다른 일을 찾고, 그러다 결국 이도 저도 되지 않습니다. 돈을 끌어당기는 방법은 '일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인데 말이죠.
 
세이노 작가도 말합니다.
 
"부자들은 초기에 무슨 일을 하든 우선은 그 일의 구조 전체를 파악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흡수하고 경험을 하다 보니, 점점 더 많이 알아가게 되고 더 많이 알기에 재미도 느끼고 돈도 벌게 되니 즐거움도 배가 된다. 하기 싫은 일이란 것이 적어도 부자가 되는 과정에는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반면 대개의 사람들은 일을 사랑하지도 않으며 즐기지도 못한다. 그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 억지로 한다는 생각을 한다.
 
(중략)
 
부자가 되려면 이 원칙을 평생 잊지 말라. 사람들은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성격상의 문제나 기술적 분야가 아닌 이상 어느 한 분야의 일에서 새는 바가지는 다른 분야의 일터에서도 새기 마련이며, 어느 한 분야에서 귀신이 되는 사람은 다른 일을 해도 중복되는 부분이 반드시 있기 때문에 남들보다 빠른 시간 안에 귀신이 된다.
 
(중략)
 
당신이 하는 것이 '노동의 파편'으로 남아 있는 한 당신은 언제나 '노동의 노예'로 남아 있게 되고 평생을 돈에 휘어잡힌다. 두렵지 않단 말인가!" (세이노의 가르침 157-158쪽)
 
경제적 자유를 외치는 사람들의 겉면만 보고 부러워하거나 맹목적으로 쫓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들을 있게 한 힘, 본질 또한 '일'이었을 테니까요.
 
그 '일'이 반드시 그들이 성공을 이뤄낸 분야(투자, 특정 사업)일 필요는 없습니다. 나만의 '일 재미'를 찾으면 됩니다. 거기서 전문가가 되고 최고가 되면 됩니다. 그게 진정한 경제적 자유가 아닐까요?
 
인생의 형태가 사람 수만큼 다양하듯, 경제적 자유라는 것도 수많은 형태가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세이노의 가르침' 독서 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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