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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직장인에게 필요한 건 나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 김민식PD '외로움 수업' 독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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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PD의 책 '외로움 수업'을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내신 책이라 반가운 마음에 출간 소식을 접하자마자 얼른 사서 읽었어요. 

'매일 아침 써봤니?'라는 책 이후로 팬이 돼서 김민식PD님의 책은 나올 때마다 찾아 읽었습니다. 그런데 한동안 아무런 활동도 안 하시고 책도, 블로그 글도 볼 수 없었어요. 

 

아시는 분은 아실 텐데 한겨레에 기고한 칼럼이 문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글쓰는 사람이 글 때문에 대중의 비난을 받기 시작하니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되더라구요. 

 

결국 저자는 모든 일을 접고 자숙에 들어갑니다. 20년 넘게 다닌 직장 MBC도 나오게 돼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6/0000105487?sid=102 

 

"한겨레가 아프게 자성해야" 김민식PD 기고 중단

이봉현 한겨레 저널리즘책무실장 “독자에 못미친 감수성…성평등 지침 보강·강의토론 계획”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가정폭력 원인을 피해자에서 찾는 내용의 기고로 논란이 된 김민식 MBC

n.news.naver.com

 

대중으로부터 외면받고 직장인 신분도 아니게 됐을 때, 저자가 마주해야 하는 건 외로움이었습니다. '외로움 수업은' 우리가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알려주는 책이에요. 

 

아, 굳이 알려준다기 보단 공유한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까요. 어쨌든 칼럼 사태 이후로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했었는데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내 곁에 다정한 사람들로 채우고 싶다

 

'외로움 수업' 중 가장 와닿았던 내용이 있는 곳의 소제목이에요. 저는 아무래도 직장인이다 보니 회사 생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더 관심을 갖고 보게 되더라구요. 기억에도 오래 남고요. 

 

저자는 이 챕터에서 책 한 권을 소개해요. '인생을 바꾸는 세 가지 프로페셔널 시점'이라는 책입니다. 

자신의 실력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오랫동안 관찰하며 고민해 왔던 저자는 끊임없이 자기계발에 몰두했습니다. (중략) 미국 월풀 본사의 유일한 한국인으로 스카우트 되기도 했고 한국에 돌아와 세계 부동산 업계 1위인 외국계 다국적 기업에서 '한국 최초 여성 전무'라는 타이틀까지 얻었어요. 그 과정에서 저자는 학위나 자격증보다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점'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207-208쪽)

 

어디에서나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볼까요. 직장인분들이라면 '아...!' 하고 전구가 반짝하실 거예요 ㅎㅎ

 

직장인으로 살다보면 힘든 게, 사실 일 보다는 '관계'죠. 일은 어찌 저찌 해낼 수 있는데, 그 일이 나한테 떨어지는 과정에서 빈정이 상하기도 하고 나만큼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속에서 불이 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했는데 인사평가까지 잘 받지 못하면 절망에 빠져요. 회사에 더 다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게 됩니다. 사람들도 미워하게 되고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워요.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시점', '관점'의 전환이라고 저자는 소개합니다. 그럼 어떻게 바꿀 것이냐. 바로 이렇게 하는 거예요.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나?' 라며 눈치 보지 말고 '저 사람이 나를 좋아하나...?'라고 생각하기. ㅎㅎ

 

이 생각을 저한테 한번 적용해봤어요. 

 

작년 이맘 때쯤 회사 다니는 게 너무 힘들다고 느꼈던 적이 있었습니다. 업무량도 많았고 그 일을 제가 해야 할 당위성도 마땅히 찾기 힘든 때였죠. 

 

그러다 프로젝트가 갑자기 중단되고 약간의 휴식기를 갖고 있는데, 회사는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저에게 또다른 일을 시키더군요.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습니다. 

 

사실 그 일 자체보다는 업무를 지시한 상사에게 불만이 컸어요. 너무 제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원망스러웠던 거죠. 

 

'저 인간은 왜 저러나?' '날 왜 이렇게 힘들게 하지?'부터 시작해서 온갖 부정적 감정에 휩싸였습니다. 헤어나오기 힘들 정도로요. 결국 상담까지 받고 그랬는데요. 

 

이제 그런 상황이 오면 이렇게 생각해보기로 했어요. "저분이 이번엔 나를 다른 쪽으로 성장시켜 주려고 그러나 보다" "날 너무 좋게 보는 거지~ 나 아니면 일이 안 되나?" 라고요 ㅎㅎ

 

정신승리? 맞습니다. 뭐 어때요. 어차피 그 사람은 바뀌지 않을 거고 저도 당장 회사에서 나갈 수 없는 걸요.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내 정신, 내 사고방식밖에 없습니다. 바뀌지 않는 것을 바꾸려고 할 때 힘들어지는 거예요. 

 

감정 소모는 나의 업무 효율을 떨어뜨린다. 차라리 그 시간에 업무에 초점을 두고 빨리 끝내는 편이 낫다. 나에게 행복을 주는 일에 시간을 쓰고 싶다.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데 더 에너지를 쓰고 싶다. 그게 나의 건강을 위해 좋다. - '인생을 바꾸는 세 가지 프로페셔널 시점' 중

 

사회 생활을 하면 할수록 중요한 건 '감정 컨트롤'이란 걸 느낍니다. 정말 뼈져리게 느껴요.

 

그래도 건강이 최고지! 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 저의 경우는 '정신'이 먼저예요. 마음이 힘들면 몸도 건강할 수 없더군요.  이제부터 정신승리에 좀 더 힘쓰면서 살아보려구요.

 

인생을 되돌아볼 때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볼 기회를 놓쳤다는 거예요. 지금도 늦지 않았겠죠? 관점을 바꿔 나를 바꾸고 주변의 세상을 더 다정하고 좋은 사람들로 채워보려고요. 210쪽

 

김민식PD의 '외로움 수업' 독서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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