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다. 동시에 회사원이다. 창작자는 자기 고집이 있다. 회사도 그렇다. 둘의 이해관계는 종종 충돌한다.
그 싸움에서 우위에 있는 건 늘 회사다. 직원은 회사가 하라면 해야 하고, 하지 말라면 말아야 한다. 하기 싫어 죽겠는 것도 상황에 내몰리면 해야 하는 게 직원의 운명이다.
그런 환경이 고민하게 만든다. 이 일을 계속해도 되는가? 이 회사에 계속 있어도 나는 괜찮은가?
끊임없는 일 고민, 직장 고민이 '자기만의 트랙'이라는 책을 들게 만들었다. 책을 읽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해 중간중간 나왔던 질문들에 답해보고자 글을 쓴다.
아래는 55쪽에 나와 있는 질문들이다. 하나씩 답을 달아 본다.
* 좀 더 기간을 느려서 이 회사를 3년쯤 더 다니면 무엇이 달라져 있을까요?
- 이건 진짜 알 수 없다. 만약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적어도 1년은 더 하게 해준다면, 그리고 그 사이에 내가 새로운 시도를 더 해본다면, 유튜브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난 유튜브 영상 콘텐츠 만드는 일을 한다.)
회사 차원에서라도 맨땅에 헤딩하는 기회를 갖는다면 엄청난 경험이 될 것이다. 설령 가시적인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실패의 경험은 내가 가지고 가는 것이니까.
"아, 이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만 알고 있으면, 적어도 유튜브에서 아무것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것보다 조금 더 나아지려면 일을 하면서 기록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사소한 생각들이라도 소소하게 적어서 기록해보자. 회사에서의 시간이 나의 자산이 될 수 있도록.
* 1년이나 3년 뒤 물가상승률만큼 연봉이 오르다고 가정했을 때 내 통장에 찍히는 숫자보다 더 많은 기회를 누릴까요, 기회의 측면에서는 마이너스가 더 클까요?
이것도 회사 상황에 따라 너무 다를 것 같다. 워낙 변동이 많은 회사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많은 기회를 누린다' 쪽에 손을 들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걸 그만 하라는 지시가 떨어지고,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 주어진다면 쉽지 않을 것 같다. 커리어, 전문성 면에서 뒤쳐진다는 느낌을 계속 받을 것이다.
* 지금과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 같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회사가 시대의 흐름을 읽고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없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건 알겠는데, 너무 한 방향만 고집하는 것 같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옛날 방식이다.
나 혼자 유튜브 하면서 끙끙대면 뭐하나. 회사는 의지도 없고, 이 일에서 의미를 찾기 힘들어 한다. 딱히 무게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니 나도 잘 모르겠다. 이게 맞는지.
*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떠올려보세요. 가장 하기 힘든 일도 좋고, 가장 중요한 일 혹은 재밌게 하고 있는 일도 좋습니다.그 일을 통해 나는 어떤 '일 자산'을 쌓고 있나요?
유튜브 콘텐츠 만드는 일을 하니까, 어쩄든 영상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 애를 쓴다. 그게 1번이다. 그게 잘 안 나와서 문제다.
너무 안 나오니까 이런 저런 애를 써본다.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비슷한 컨셉의 채널들을 들어가 보고 영상을 보고 분석한다. '아... 이 정도는 나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해본다.
이러다 보면 언젠가 빛을 발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뭐 하나는 터지겠지. 안 되면 또 실패의 경험을 하나 더 쌓는 거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한다.
책을 많이 접하고, 읽게 되고, 저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언제 그런 대단한 분들을 만나보겠나. 동기부여 받을 수 있는, 인생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기회임에는 틀림없다.
* 지금 하는 일에서 내게 남은 교훈(lesson learned)은 무엇인가요?
"유튜브는 어렵다. 지 맘대로다."
*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돈이라고 가정했을 때 지금 하는 일에 투자할 수 있나요? 투자하려는 그 일은 지금 어떤 상태인가요?
투자할 수 있다. 지금은 박스권에 갇혀 있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회사라는 투자자는 그렇게 보지 않는 것 같아 문제인 듯. 큰손이 발을 빼면 나는 어쩔 수 없는 개미 신세다.
* 그렇다면, 혹은 아니라면, 판단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변덕이 심한 회사다. 같은 일 4, 5년 길게 하면서 내것을 만들어가기 쉽지 않은 환경이므로.
* 만약 내가 투자자라면, 우리 회사에 투자할 건가요?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한다면, 이 회사에 대한 자료조사가 충분치 않았기 떄문에 그랬을 것이다.
*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의 시도를 미룸으로써 얻는 경제적, 정신적, 신체적 손해는 무엇이고, 이익은 무엇일까요?
경제적 손해 : 가늠하기 힘들지만 미래의 기대 소득을 손해볼 것 같다. 해보고 싶은 일을 계속 했을 때 미래의 가능성은 커지기 마련이므로. 해보고 싶은 일의 시도를 미룬다면 그만큼 뒤쳐지겠지.
정신적 손해 : 내 삶을 내가 주도하지 못한다는 것, 남에게 또 끌려다닌다는 스트레스.
신체적 손해 :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건강이 나빠질 것임.
이익 :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의 시도를 미룰 때 이익이 있나? 있을까? 없을 듯.
* 재미있게 해보고자 하는 일을 위해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나요?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 재밌어 하는 일이라면 그렇다. 그런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는 게 요즘 생각. 지금 하는 일도 내가 충분히 재미있어 하는 일인데, 리스크는 싫다. 힘든 상황이 오는 게 싫다.
어떤 어려운 문제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면, 귀찮고 피하고 싶을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적당히 하고 싶을 것 같다. 그러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이게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이 맞나? 잘하고 싶은 일이 맞나?
좋아서, 재미있어서 시작한 일이 어느 순간 그냥 진짜 '일'이 된 것 같아서 잘 모르겠다. 어렵다. 환경이 바뀌면 달라질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는데, 이 일에 열정을 막 쏟아 부어서 성과를 내게끔 환경을 만들어주는 곳에 가면... 숨이 막히지 않을까? 그럼 나는 안주하길 원하는가? 그런 건 또 아닌데... 모르겠습니다 ㅎㅎ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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