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사람, 하정우>,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유튜브 젊은 부자들>을 읽었습니다. 벌려 놓은 일이 많다 보니 책 리뷰를 제대로 쓰지 못했네요. 리뷰를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2주가 지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책 읽는 데는 재미가 붙어서, 계속 독서했습니다. 다들 좋은 책이라 자세히 리뷰해보고 싶지만, 이러다간 리뷰 글을 아예 안 쓰게 될 것 같아서 간단하게 쓰고 넘어가 보려고 합니다.
1. <걷는 사람, 하정우> (하정우 / 문학동네)
연예인이 쓴 책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책을 낸 연예인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습니다. 누가 책을 냈었더라, 떠올려 보려 했는데 에픽하이 타블로 외에는 잘 생각도 안 나네요.
하정우 배우의 책은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일단 배우로서 호감도가 높았습니다. 그가 나왔던 영화는 다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의 연기가 좋았기 때문이겠죠.
책 제목도 끌렸습니다. <걷는 사람, 하정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가 아닌, 평소에 그는 어떻게 살아가는지 엿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예상대로 그의 진솔한 모습들을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배우라는 힘든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성찰, 반성, 노력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걸음'을 통해서 말이죠.
마침 저도 최근 복잡한 마음이 들 때면 조금이라도 짬을 내서 회사 근처를 걸었는데, 책 내용을 보고 많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 앞으로는 좀 더 걸어봐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됐고요.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포인트는 하정우 씨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의 거리는 몇천 보, 여기서부터 저기까지는 또 몇천 보, 하는 식으로 소개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거리' 개념은 보통 지하철로 몇 분, 차로 몇 분, 걸어서 몇 분, 이렇게 시간 단위로 생각하기 마련이잖아요? 하정우 배우는 '걷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자주 다니는 길은 '걸음 수'로 쫙 꿰고 있었어요.
하정우 씨처럼 출근을 걸어서 할 수는 없지만, 회사 근처나 집 근처에 2천 보짜리, 3천 보짜리로 저만의 산책 코스를 짜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민되는 일이 있거나 잠시 바람을 쐬고 싶을 때 '10분만 걷다 올까?'가 아니라 '3천 보만 걷다 올까?' 하고 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 핑계 삼아 샤오미 미밴드4를 샀습니다 ㅎㅎ)
* 내가 주목한 문장
- 인생이란 어쩌면 누구나 겪는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일에서 누가 얼마큼 빨리 벗어나느냐의 싸움일지도 모른다. (...) 나는 내가 어떤 상황에서든 지속하는 걷기, 직접 요리해서 밥 먹기 같은 일상의 소소한 행위가 나를 이 늪에서 건져내준다고 믿는다. (...) 내게 주어진 재능에 겸손하고, 이뤄낸 성과에 감사하자. 걸으며, 밥을 먹으며, 기도하며 나는 다짐해본다.
<걷는 사람, 하정우> 중 p291~292
2.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박막례, 김유라 / 위즈덤하우스)
박막례 할머니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 정도로 유명한 유튜버가 된 박막례 할머니의 인생 역전 이야기를 풀어낸 책입니다.
그동안 박막례 할머니의 유튜브 콘텐츠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요. 말만 들었지 보고 싶다는 생각은 솔직히, 별로 안 들었습니다.
유튜브 콘텐츠 자체에 별 관심이 없었던 데다 어떤 할머니께서 무슨 화장법 영상을 찍은 게 대박이 났다는데, 그리 끌리지 않았던 게 사실이에요.
그런 이야기를 들은 것도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는 일인 것 같네요. 그 당시에 비해 요즘은 유튜브 콘텐츠를 참 많이 봅니다. 구독하는 유튜버도 꽤 많아졌어요. 박막례 할머니도 그 중 한 분이고요.
매달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이 익숙해진 저는, 한 달에 몇 천, 많게는 억을 버는 유튜버들의 삶이 궁금해졌습니다. 스리슬쩍 유튜버가 되길 꿈꾸고도 있고요. 그래서 든 책입니다.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책을 읽을 때만 해도 박막례 할머니의 콘텐츠를 제대로 본 건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책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 처음 접하는 내용들이었으니까요.
책을 다 읽은 후 박막례 할머니 채널에 들어가봤는데, 참 재미있는 게 많더군요. 특히 책에서 소개했던 <수잔을 찾아서>와 <박막례 쇼>는 정말 작품이었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먼저 알고 난 후 보니까 더 대단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한국 대표로 구글에 초청받아 가다니. 그리고 유튜브CEO가 할머니를 만나러 한국에 오다니!
그 정도의 인생역전이 아니더라도, 유튜브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었습니다.
* 내가 주목한 문장
김유라 : 서른 언저리에 서니 어떤 예감이 몰려온다. 더 이상 내 인생에 반전 같은 건 없을 거라는 불길한 예감. 대개 '기회'란 20대에게나 주어지는 카드 같아서.
박막례 : 염병하네. 70대까지 버텨보길 잘했다.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중
책의 제일 앞 장에 나오는 내용인데요. 본문이 아닌 이 부분을 가져온 이유는, 저 다섯 문장이 이 책 전체를 아주 잘 요약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3. 유튜브 젊은 부자들 (김도윤 / 다산북스)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를 읽고 유튜브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서 찾아본 책입니다. 작가가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유튜브 23명을 인터뷰 하고, 또 스스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 펴낸 것인데요. '유튜브 공략집'이라고 보시면 편할 겁니다.
유튜버 하면 엄청난 구독자 수와 몇 억씩 하는 조회수 수익, 그런 것들이 먼저 떠오르는데요. 그래서 아직 유튜브를 시작하지 않은 일반 사람들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느낍니다. 저 또한 그렇고요.
사실 단순하게 보면 유튜브라는 플랫폼은 그냥 동영상 공유 서비스잖아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일단 시작하기는 쉽다는 얘깁니다. 영상을 찍고 간단하게 편집해서 올리면 그만인 곳, 그게 유튜브입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같은 곳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하니, 욕심이 나긴 하겠죠. 그래도 조급하지 말아야 합니다. 책에서 소개한 23인의 유튜버 중 그 누구도 유튜브에서 쉽게 성공한 사람은 없었어요.
그러니 유튜버가 되고 싶다면, 처음부터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어느 정도 내려놓고 하나하나 직접 해보면서 성장해야 한다고 <유튜브 젊은 부자들>은 말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주목한 문장
전 세계 인구는 77억 명이지만 현재 유튜브에 개설된 채널의 개수는 2,430만 개에 불과하다. 어쩌면 앞으로의 시대는 채널을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으로 나뉠지도 모른다.
굳이 돈을 못 벌어도, 실패하더라도 유튜브는 나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 내 한계를 스스로 결정하지 말자. 유튜브로 인해 내 세계가 어떻게 달라질지 아무도 모른다.
<유튜브 젊은 부자들> 중
실제 유튜브를 하려는 분들에게는 도움될만한 정보가 많으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아직 유튜브에 관심이 없으시더라도, 이건 이 시대의 거대한 흐름이니까요.
이런 세상이 있구나! 나는 이런 세상에 살고 있었던 거구나! 경각심을 가지는 차원에서라도 책을 열어보신다면 절대 손해 볼 건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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