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삶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며, 월급만으로는 우리 가족이 살아가는 데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지 수 개월, 아니 1년 정도가 지났다. 아직 월급 외 수익을 올리고 있지는 못하지만 계속 본업 외에 다른 분야로 관심을 쏟고 있는 중이다. 대표적인 게 글을 쓰는 행위가 첫 번째,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생각지도 않았던 일들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이 두 번째다.
글쓰기는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허전할 정도의 것이 되었다. 매번 진득하니 책상앞에 앉아서 쓰는 건 아니지만 스마트폰으로라도, 일기 한 편은 꼬박 쓰고 있다. 습관이 된 거다.
내세우기에는 초라하지만 성과도 있다. 블로그 이웃과 브런치 구독자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거다. 글을 좀 더 잘 쓰게 된 건, 기분 탓인 것 같긴 하지만 어떤 글은 조회수도 많이 나오니 일단 자기만족은 된다. 글을 계속 쓸 수 있는 동기부여로는 충분하다.
그렇다면 두 번째 일은 어떤가. 이것도 계속 하고 있긴 하지만 뭔가 갈피를 못 잡는 느낌이다. 하나를 정해서 깊게 파고 싶은데, 이리저리 기웃거리게 된다. 해보고 싶은 일이 수시로 바뀐다. 캘리그라피를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었다가, 대학원 가서 공부를 하고 싶었다가, 최근엔 인터넷 쇼핑몰 창업에까지 관심이 닿았다.
쇼핑몰 창업은 사실 캘리그라피의 연장선에 있다. 캘리그라피를 할 줄 알면 그 글씨를 각종 제품에 적용해 나만의 브랜드로 만들어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해보진 않았지만 쇼핑몰을 구축해서 잘만 운영하면 좋을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최근 읽게 된 책이 있다. <집에서 시작하는 소소한 창업>이다.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 요즘 부업, 투잡에 관심가지는 직장인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이라면 이 제목을 듣고 책을 펴보지 않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나처럼.
책은 그리 두껍지 않다. 200쪽이 채 안 된다. 짬짬이 조금씩 읽어도 금방 다 볼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내용은 알차다. 쇼핑몰 운영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좀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나같이 사업에는 1도 관심 없는 사람에게는 하나하나가 다 새롭게 보일 것이다.
이성미 저자는 창업 초기부터 쇼핑몰 구축, 그리고 운영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본인이 실제 경험한 사례를 들어가면서 말이다. 그런 정보도 좋았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좋았던 건, '당신도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였다.
마침 내가 관심을 갖고 있던 캘리그라피 얘기가 나와서 그 부분을 더 주의깊게 보게 됐던 것 같기도 하다.
<내 손글씨로 완성하는 캘리그라피>의 저자 정윤선은 그저 글씨를 예쁘게 쓰기 좋아했던 블로거였다. 단 한 번도 캘리그라피를 배워 본 적이 없다고 한다. (...) 정윤선 저자는 자신이 캘리그라퍼가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관심'이며, 관심만 있다면 누구든 해낼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한다. 실제 캘리그라피 영역은 다른 예술 영역보다 접근성이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좋은 창업의 아이템이다 (56p)
그저 무엇을 크게 하지 않아도 꾸준한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파워블로거들도 처음 게시물엔 댓글 하나 없는 일반 블로그와 동일했다. 모두들 출발선은 다 똑같다. (59p)
당신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사람이다. 굳이 돈을 벌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지금부터라도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그것으로 사람들과 소통한다면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분명 당신의 꾸준함은 언젠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될 것이다. 느림의 미학이란 말이 있듯 조금 돌아가도,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지 아니한가. (...) 창업이 뭐 별건가. 훗날을 위해 나의 능력을 알아가는 것도 창업의 준비이다. (60p)
- <집에서 시작하는 소소한 창업> 중
그래, 나라고 못할 거 뭐있나. 지금 내가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하고 있는 수많은 캘리그라피 작가들도 처음엔 나와 같았을 거다. 태어나면서부터 글씨를 그렇게 잘 썼을 리 없으니까.
책을 다 읽고 나니 머릿 속에 생각이 많아졌다. 그동안 벌려 놓은 일들이 많아서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는 손글씨 연습에 소홀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조금씩이라도 해봐야겠다. 어차피 처음부터 장기전으로 생각하지 않았던가. 조급할 것 하나도 없다.
1년이 다 되어가도록 끝내고 있지 못한 손글씨 연습 교재를, 이번 달 안으로 끝내야겠다. 그리고 이제 붓글씨 연습으로 넘어갈 차례다. 온라인 강의를 들으면서 독학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을 좀 줄일 필요도 있겠다. 20주 정도는 소요되니 지금부터 해야 내년 초에 끝난다.
그 이후 부터는 인스타그램 계정도 하나 만들어서,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써서 올려야겠다. 쓰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으면 유튜브도 할 수 있다. 조회수가 막 오르고 수익이 나지는 않겠지만 포트폴리오 쌓는 자세로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꼭 해봐야지. 또 다시 느슨해지는 시기가 오면 이 글을 꺼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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