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리뷰 : 그래도 한 번은 떠나보고 싶다

김민식 작가님의 세 번째 책,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를 읽었습니다. 

 

제가 2018년 초부터 지금까지 블로그에 글을 계속 써올 수 있었던 건 김민식 작가님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장 생활에 불만이 많이 쌓였을 때 우연히 <매일 아침 써봤니?>를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거든요. 

 

"괴롭고 힘들 땐 글을 쓰면 된다!"라는 메시지는 당시 저에게 그 어떤 사람의 조언보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그 책을 읽은 뒤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훨씬 능동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비록 월급쟁이 회사원이라도 말이죠. 

 

제 삶에 적지 않은 변화를 안겨준 김민식 작가님의 신간이 나왔다고 해서 거의 출간과 동시에 사서 읽었습니다. 리뷰 쓰는 건 좀 늦어졌지만요.

이 책을 읽기 전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도 일독을 했었는데, 이번 신간까지 보면서 확실히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 '이 작가님은 어떤 소재로 이야기를 하든 본인의 인생을 담아내는구나. 그리고 그로 하여금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구나.'

 

참 대단한 재능을 가진 작가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님 스타일을 어느 정도 알다 보니, 이번 책을 펼치면서 궁금했던 건 '작가님은 어떤 여행지를 다니셨을까?'가 아니라 '이번에는 또 어떤 재미있는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실까?'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책에 소개된 여행 관련 정보보다 눈에 띄었던 건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었어요. 

워라밸이 필요한 이유는 고객의 갑질을, 상사의 갑질을 견디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일하는 환경이 열악해서 그래요. 워라밸도 중요하지만 워라밸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일터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합니다.

퇴근 후 나의 삶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일터에서 서로의 삶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자리 잡히기를 소망합니다. 퇴근 시간만을 간절히 기다리며 사는 건 삶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무 시간도 내 삶의 일부니까요.   

장기 여행을 즐기는 이들 중에 여행을 떠나는 순간 진짜 삶이 시작된다고 믿는 이도 있어요. 1년 동안 일하고 열흘 휴가를 가는데 그 열흘이 낙원이고 1년이 지옥이면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떠나게 되지요.

하지만 무조건 떠나는 게 답은 아닙니다. 회사생활이 힘들면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야 해요. 원인이 나라면 나를 바꾸고, 원인이 회사라면 조직문화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중 70페이지)

그 중 하나가 이 내용이었습니다. 재미난 여행 이야기들보다 왜 하필 이 부분이 제 관심을 끌었던 걸까요. 최근 다시 회사 생활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기 때문일 겁니다. 

 

특히 요즘은 이 회사를 떠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요. '1년 동안 일하고 열흘 휴가를 가는데 열흘이 낙원이고 1년이 지옥'이라고 느끼는 게 딱 제 얘기예요. 좋을 것 같아서, 즐거울 것 같아서 택한 직업이 더 이상 저에게 그 어떤 긍정적 에너지를 주지 못합니다.

 

저도, 회사도 지지부진한 성장을 하며 정체되어 있는 상황. 답답한 마음에 '떠남'을 고려하게 되네요. 

 

하지만 이 책에서 김민식 작가님은 '무조건 떠나는 게 답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회사가 힘들면 그 이유를 찾고, 원인이 나라면 나를 바꾸고 원인이 회사라면 조직문화를 바꿔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묻죠. 

 

직장생활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 원인이 나일까, 회사일까? 저는 그에 대한 답을 명확히 찾았다고 생각하지만 객관적으로 확언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 누구라도 '내가 원인이야. 내가 마음을 고쳐먹어야지'라고 생각하진 않으니까요. 이성적이기 쉽지 않다는 얘기죠.  

 

어찌 됐건, 그래도 한 번은 떠나보고 싶습니다. 때로는 조직보다 개인이 돋보일 수 있는, 우리는 지금 그런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결국 용기를 내지 못해 떠나지 못하더라도, 삶의 10% 아니 5%만이라도 주도적으로 살 것임을 다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