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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독서

현 시국에 필요한 책 1위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by 꿈꾸는 강낭콩 2024. 12. 30.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스노우폭스북스 크루 활동의 일환입니다.

스노우북스 출판사 측에서 들으면 서운해하시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책 표지 디자인부터 제목까지, 절대 자발적으로는 선택하지 않았을 책입니다.

책을 고를 때 저의 우선 순위는 ‘재미’입니다. ‘선’과 ‘악’ 같은 원초적인 가치, 철학적 개념을 다루고 있는 책이 있다면 당연히 후순위일 수밖에 없어요.

출판사에서 도서를 선정해 연락을 주셨을 때에도 내가 이걸 읽을 수 있을까 걱정됐지만, 오히려 “좋은 기회다”라고 생각하려 애썼습니다. 독서 편식을 하지 않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주문한 책이 도착해 펼쳐봤는데, 읽기 어렵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300페이지 정도 되는데 48가지의 독립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어서 틈틈이 조금씩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어요.

서술 방식이나 내용도 읽기에 편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 책을 쓴 사람은 돈 후안 마누엘이라는, 1300년대 스페인의 한 귀족이자 정치가인데요.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 그의 입으로 직접 이야기하지 않고 루카노르 백작과 파트로니오라는 조언자와의 대화 형식으로 서술해두었습니다.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목차를 보시고 눈에 띄는 제목이 있다면 그 부분을 찾아가서 읽는 식으로 편안하게 이 책을 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제목에 ‘현 시국에 필요한 책 1위’라고 쓴 이유는 첫 챕터를 읽자마자 떠올렸던 표현이었기 때문입니다.

첫 챕터뿐만 아니라 다른 몇몇 이야기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에 이렇게 잘 들어맞는 이야기라니. 그게 700~800년 전에 쓰였다니.

첫 챕터의 제목은 이겁니다.

인간의 가장 훌륭한 덕목은 ‘수치심(부끄러움)’을 아는 것!

루카노르 백작이 파트로니오에게 묻습니다. 인간의 가장 훌륭한 덕목이 무엇이냐고.

그때 파트로니오가 이슬람 국가의 술탄 ‘살라딘’의 일화를 들려줘요.

살라딘이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기사의 아내를 탐하려 했는데, 결국은 자신이 그런 마음을 품었던 것과 그걸 실현시키려 했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껴요. 그리고는 그 생각을 멈추고 마침내 기사의 아내에게서 떠나갑니다.

책에 여러 가지 표현이 있었지만, 저는 이 문장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 모든 악행의 근원입니다.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 이 문장을 접하면 공통적으로 한 사람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는 사실들에도 자신이 한 잘못을 계속해서 인정하지 않는 사람. 부끄러운 줄 모르고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사람.

800년이 다 되어가는 이 고전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는 반드시 벌을 받을 거라고.

너무 큰 바람일지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도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끼고 마땅한 죗값을 치렀으면 좋겠습니다.


주말 사이 일어나서는 안 될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소식을 접한 이후 계속 마음이 무겁습니다.

다시는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는 이런 일이 이 땅에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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