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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유튜브 트렌드 2020> 리뷰 : "유튜브는 이미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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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트렌드 2020>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2020년을 앞두고 출간된 책인데, 2020년 하고도 8월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야 읽었네요.

 

저자는 김경달 네오터치포인트 대표입니다. 네오터치포인트는 저자가 2015년에 창업한 모바일 콘텐츠 회사인데요. '내손남', '내손여' 등의 콘텐츠를 만든 '뭐랩'이라는 인하우스 제작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책은 크게 네 파트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목차를 그대로 아래에 가져와 보겠습니다.

Part 1. 유튜브, 모바일 시대 포털로 도약하다
Part 2. 2020 유튜브 트렌드 9대 트렌드, ALGORITHM을 주목하라
Part 3. 2020 주목해야 할 대한민국 유튜브 크리에이터 77
Part 4. 넥스트 유튜브를 전망하다

구성이 아주 심플하죠? 지난 번에 읽었던 유튜브 관련 도서인 <유튜브 레볼루션>과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그 책의 내용은 지금 하나도 기억이 안 나요 ㅎㅎ)

 

이 책은 내용이 그렇게 어렵지 않으면서도 유튜브의 성장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미디어 업계 이야기를 충분히 담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유튜브라는 서비스와 앞으로 미디어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비록 2020년이 반 이상 흘렀지만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2021년에 읽어도 무방할 정도의 내용으로 채워져 있으니 올해 바쁘시다면 내년에라도 한번 보세요:)ㅎㅎ


제가 특히 흥미롭게 읽었던 파트는 네 번째 부분이었습니다. "넥스트 유튜브를 전망하다"라는 소제목이 달려 있는데요. 

 

이 부분은 저자인 김경달 대표와 강정수 박사와의 대담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강정수 박사는 뉴미디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메디아티' 대표로 활동했었고, 현재는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으로 재직 중인 분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두 전문가는 유튜브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심층적인 대화를 나누며 Part 1과는 또다른 정보를 제공합니다. 특히 동영상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였던 유튜브와 페이스북의 이야기가 재미있었어요.

 

그 다음으로 신선하게 다가왔던 내용은 '유튜브 규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유튜브는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플랫폼입니다. 두 전문가는 이를 두고 '유튜브에 우리가 사는 세상 모두 것이 빨려 들어왔다'고 이야기 하죠. 

 

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뭐든 부작용은 있기 마련이겠습니다만, 그게 유튜브의 경우에는 매우 심각하다는 문제가 있죠.

 

 

유튜브가 아무리 혁신적이고, 개인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주는 고마운 플랫폼이라고 하더라도 부작용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예요.

 

우리나라만 봐도 그렇습니다.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요. 이목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영상들이 난무합니다. 

강정수 박사)
저는 유튜브 플랫폼이 진화하는 속도가 생각보다 너무 빠른 데서 오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의 세계가 유튜브로 빨려 들어가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보니, 사회기반 서비스 성격을 갖고 있음에도 이에 맞춰 법칙이나 제도, 정책 준비를 제대로 못하는 것이고요.

저는 심지어 유튜브라는 기업 자체도 여기에 대해서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 <유튜브 트렌드 2020> "넥스트 유튜브를 전망하다" 중

유튜브는 나름의 규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긴 하죠. 그 중 유튜브 초보인 저도 알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는 것이 바로 노란딱지입니다. 규정에 어긋나는 동영상은 광고 수익을 올리지 못하도록 막는 시스템인데요. 

 

강정수 박사는 그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습니다.  

유튜브 기업 자체도 자신들의 역할정립(Role Setting)을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이 그들이 실수를 범하게 되는 지점이 되고요.

대표적인 것이 브랜드 세이프티(Brand Safety) 논쟁이 일어났을 때 유튜브가 '노란딱지'를 만들어 낸 사례입니다. 부적절한 언어, 폭력, 성인용, 논란 문제나 민감한 사건 등을 다룬 콘텐츠에 광고를 제한하는 노락딱지를 붙이기 시작했어요.

저는 노란딱지가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유튜브 입장에서는 오죽했으면 '노란딱지'를 만들었겠느냐고 항변할 수 있겠죠.

하지만 노란딱지라는 게 완전하게 유튜브만 아는 법칙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이 문제죠. 물론 공식적으로는 알고리즘에 의해 해당 콘텐츠가 선택된다고 하지만 이 기계 또한 사람이 만든 것이니까요. 충분히 사람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 거죠. 

규제 한다고는 하지만 그 작동 원리, 즉 알고리즘에 대해서는 유튜브만 알고 있기 때문에 완벽할 수 없다는 얘기예요.

 

유튜브 알고리즘의 불완전성에 대해서는 저자인 김경달 대표도 앞서 Part 1에서 지적한 바 있는 내용입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무조건 체류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짜여 있다. 이는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 분야에서 3년간 근무했던 엔지니어 기욤 샤스로가 영국 <가디언지>와 인터뷰하며 밝힌 내용이다.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은 진실에 가깝거나 균형 잡혀 있거나 민주주의에 도움이 되는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오로지 이용자들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게 최우선이다."

이와 관련해서 헨리 파렐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온라인 서비스 회사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알고리즘을 바로잡을 인간의 판단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럼 유튜브가 이처럼, 사기업으로서의 특권을 누린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종횡무진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세계 각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걸까요. 

 

강정수 박사는 먼저 유튜브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유튜브가 모두 감당하고 처리하도록 둬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유튜브에 세상이 다 들어왔는데 여기에 범법자가 왜 없겠어요.

그런데 경찰 역할을 유튜브 혼자서 다 하겠다? 저는 과연 유튜브가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감당할 수 있다면 그들이 실수하는 것도 형사적으로, 민사적으로 다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할 생각이 아니라면 이제 유튜브의 공공성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가져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 다음 나오는 내용이 이 책에서 가장 제 눈길을 끌었던 대목이었는데요. 우리가 국가 간의 문제, 또는 전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구를 설치하듯이 유튜브 문제 해결을 위한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또, 외교 문제 해결을 위해 '대사'를 파견하듯, 유튜브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전 세계가 함께 논의해서 유튜브라는 기업에도 '대사'를 보내야 한다는 내용도 새로운 시각이라 재미있었어요.

강정수 박사)
덴마크에서는 2017년 전 세계 최초로 '인터넷 대사'라고 부를 외교관(Tech. Ambassador)을 임명했는데요. 주로 실리콘 밸리의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기술기업을 상대로 업무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앞으로 국가마다 유튜브에 대사를 파견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들이 유튜브 문제에 대해 전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아직까지 유튜브 문제는 통합적으로 다뤄지기보다는 각 부처나 기관별로 부분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에요. 

반면 대사관의 경우 무역의 문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문제, 국방의 문제 등을 모두 다루고 있는 것처럼 유튜브에서 생기는 개인 정보의 문제, 유해 콘텐츠 문제, 광고 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한꺼번에 종합적으로 논의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한국의 대표가 유튜브 본사에서 논의할 수 있고, 발언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여러 나라에서 대사를 파견할 경우 다른 국제기구처럼 국가별로 돌아가며 상임이사국을 뽑기도 하고 유튜브에 방향을 제안하고, 유튜브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연합해서 제한을 하든지 불이익이나 벌칙을 주든지 해야 된다는 거죠.

그 정도로 유튜브가 커졌다는 것인데, 저는 앞으로도 더 커질 것으로 봅니다. 

'유튜브는 이미 레드오션이다'라고 생각하는 분들 많이 계실 텐데요. 강정수 박사의 생각은 다르군요. 지금도 엄청나게 덩치가 커져 있는데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니. 

 

지금보다 더 커지면 정말 괴물이 될 것 같은데, 부디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플랫폼으로 남지 않길 바랍니다.

 

유튜브도 본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이제는 사회적 책무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문제 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서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밖에 주목한 문장들]

 

1.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인으로 손꼽히는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음악 소비 패턴의 변화는 미래 사회를 예측하는 데 좋은 지표다"라고 전한 바 있다. 그는 인간의 보편적 소비재인 음악의 소비행태를 미래 산업 및 사회 변화의 예측에 있어 가장 좋은 지표로 삼고 전망과 설명을 이어왔다. 

 

2. 마미손의 사례를 보며 우리는 두 가지를 짚어볼 수 있다. 하나는 플랫폼의 변화다. 이제는 더 이상 공중파 방송에 목매지 않아도, 멜론 같은 음원 사이트에서 꼭 1등을 하지 않아도 자신을 사람들에게 알려나갈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들으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아티스트를 찾기 때문이다. 

 

3. 또 다른 하나는 콘텐츠 기획에서 미디어의 틀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마미손의 등장은 일종의 미디어 이벤트라고 볼 수 있다. 그가 자신의 노랫말처럼 어디까지 계획을 세웠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경연대회에 출전하고, 초기에 떨어지고, 그 후에 영상을 제작해서 올리겠다는 계획은 처음부터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 

 

4. 데스크탑 사용시간은 10년 동안 2시간 내외로 고정되어 있는 반면, 모바일 매체 사용률은 점차 늘어 2018년에는 3.6시간으로 전체 디지털 미디어 사용시간의 절반을 넘었다. 이런 경향은 점점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5.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전략은 사람들에게 볼만한 콘텐츠를 다양하게 제공하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들었다. 넷플릭스는 2108년 매출(157억 9천 만 달러)의 75%인 120억 달러(약 13조 5,720억 원)를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했다. 이는 전 세계 동영상 플랫폼 사업자 가운데 가장 많은 콘텐츠 제작 투자금액이다. 다만 2019년 2분기에 처음으로 구독자 수가 줄었는데 핵심적인 이유로는 다른 사업자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들 수 있을 것이다. 

 

6. 디즈니는 먼저 유튜브의 대항마로 나온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의 연합체인 훌루(Hulu)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기반을 넓혔다. 이는 거금을 들여 루퍼트 머독으로부터 21세기폭스 영화-TV 사업 부문을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동반된 일이다. 그리고 디즈니는 한발 더 나아가 디즈니플러스 론칭을 통해 SVOD 시장에 직접적으로 진출하며 넷플릭스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7. 타임워너를 인수-합병한 미국 통신사 AT&T는 HBO 서비스를 강화하며 OTT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애플 또한 애플TV를 확장하며 1조 원 남짓 제작비를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넷플릭스에 이어 연간 6조~8조 원 사이의 콘텐츠 제작 투자를 하고 있는 아마존프라임 서비스도 강력한 경쟁자다. 

 

8. 유튜브채널 '영국남자'를 운영하는 조쉬(Josh)는 2018년 씨로켓 컨퍼런스에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단순한 크리에이터를 넘어 커뮤니티 구축자(Community Builder)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채널에 모인 사람들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하나의 관심 영역을 놓고 공동체 커뮤니티를 만들고 키워가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크리에이터라고 나름의 정의를 밝힌 것이다. 

 

9. 영상 일기를 꾸준히 만들고 공유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댓글을 통한 소통도 열심이다. 서로의 일상과 현실적인 고민을 나누는 데 서슴없다. 이는 텍스트와 이미지 중심의 블로그(Web-log)에서 영상로그(V-log, Video log)로 옮아가는 추세를 반영한다. 또한 그래서 네이버가 유튜브를 경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Hyper-Reality 초현실 중)

 

10. 유튜브의 성격을 살펴보려면 2017년 1월 이전과 그 이후로 나누어 볼 필요가 있어요. 유튜브는 PC(데스크탑) 기반으로 시작된 서비스예요. 스마트폰이 도입된 이후에도 2016년까지 PC 기반의 서비스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유튜브 서비스는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어도 업로드 하려면 다시 PC에서 작업을 해야 헀습니다. 

 

11. 게다가 유튜브는 자신의 매체 성격을 TV의 확장된 형태로 생각했어요. 유튜브를 영상을 보고 끝내는 곳(End Station)으로 생각하고 영상 소비 중심의 매체로 키우면서 커뮤니티 성격을 갖지 못했어요. 그것이 2016년 당시 유튜브의 한계였어요. 

 

12. 유튜브 사용자들과 어떻게 대화할 것인지, 사용자들이 어떻게 우리 콘텐츠에 반응하는지, 그리고 어떤 콘텐츠가 시기별로, 세분화해서 사람들 사이에 퍼져나갈 수 있는지 연구가 없는 상태로 그냥 영상만 만들어서는 자기 채널을 절대 성공시킬 수 없어요. 

 

13. 초기 트렌드는 나라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을 텐데요. 예를 들어 공공의료시스템이나 의료보험이 발달하지 않은 브라질에서는 감기 걸렸을 때 무슨 차를 마셔야 하는지, 열이 났을 때 대처 방안이 무엇인지와 같은 건강 관련 정보가 가장 많다고 해요. 이렇게 나라마다 시급한 정보들이 먼저 유튜브로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14. 저는 네이버로 대변되었던 실검의 트렌드가 앞으로 유튜브로 들어갈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2020년에는 거의 모든 분야의 콘텐츠, 다양한 정보와 표현 형식의 콘텐츠들이 유튜브에 들어오면서 유튜브에는 없는 것이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하나의 트렌드로 잡히지 않는 다양한 무엇인가가 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15. 우리가 책이라고 했을 때, 어떤 책의 종류를 규제할 수는 있어요. 아니면 금서 목록이 생기던가요. 그렇다고 책을 금지할 수는 없잖아요. 특정 신문을 폐간시킨 적은 있어도 신문을 없애지는 않았던 것처럼, 유튜브에서 특정한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고치고 강력한 규제가 들어갈 수는 있지만 동영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을 없앨 수는 없거든요. 

 

저는 유튜브를 그 정도의 미디어 변화로 봐요. 어떤 미디어 장르를 국가가 금지시킬 수 없는 것처럼 이미 유튜브는 하나의 장르가 되어버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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