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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6를 최근 1년 반 동안 사용했습니다. 그 전에는 6S를 2년 동안 사용했었고요. 6S를 쓰다가 전작인 6로 왜 넘어왔는지에 대해선, 사연이 좀 있습니다.
6S의 약정기간이 만료됐을 당시, 저는 딱히 폰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워낙 만족도가 높았고 다른 신제품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아이폰의 신규모델들도 6S를 넘는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던 상황이었죠.
그런데 세 가지 걸리는 게 있었습니다. 배터리 수명이 다 해서 너무 자주 충전을 해줘야 한다는 점, 용량이 16GB로 너무 작다는 점, 통신사가 아내와 다른 곳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같은 통신사를 써서 혜택을 조금이라도 받고 싶었거든요.)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결국 폰을 그대로 쓰고 사설 업체에서 배터리 교체만 하기로 하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통신사만 옮기겠노라 생각하고 대리점으로 방문했죠.
그런데 대리점에서는 번호이동을 하는데 유심만 개통해주긴 어렵다고 했습니다. 신규 고객인데 새 휴대폰을 같이 팔고 싶었던 거겠죠. 당시 새 휴대폰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저는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때 대리점 직원이 제안을 하더군요. 그럼 아이폰6를 공짜로 드릴 테니 요금제 약정만 해서 번호이동을 하시라고요. 솔깃했습니다. 외관만 보면 아이폰6는 6S와 거의 똑같았으니까요. 스펙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더군다나 바꾸어준다는 6는 32GB라고 하니 오히려 잘됐다 싶었습니다.
흔쾌히 제안을 수락하고 그 자리에서 가입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사은품으로 컵라면 한 박스까지 받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집으로 향했어요. 새 전자기기를 사면 언제나 그렇듯 신이나고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아이폰6는 새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만족도가 낮았습니다. 단순히 같은 라인의 제품이어서 감흥이 없는, 그런 차원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단 속도가 느렸습니다. 지문인식을 이용한 잠금해제부터 각종 앱 실행 속도까지, 스마트폰 라이트유저였던 저도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3D터치 기능이 없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6S를 쓰면서 적응이 돼서 그런지 은근 불편하더라구요. 그래도 아이폰이니까, 하고 그럭저럭 잘 사용해왔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결함이 생깁니다. 사용한 지 약 1년 4개월 정도 됐을 때였습니다. 액정 오른쪽 부분과 옆면 사이가 벌어져 틈이 생긴 것입니다. 마치 폰이 구부러져 그런 것처럼 말이죠. 폰을 뒷주머니에 넣고 앉는다든지 하는 안 좋은 습관은 딱히 없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니 아이폰6에 대한 실망감이 더욱 커졌습니다.
아이폰6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저와 같은 증상으로 논란이 돼 시끌벅적했던 게 떠올랐습니다. 관련 기사도 많이 나오고 그랬죠. 언론과 네티즌들은 이와 같은 논란에 '밴드게이트'라고 이름 붙이고 애플에 비판을 가했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밴드게이트를 제가 직접 겪을지 몰랐습니다. 그렇게 아이폰에 대한 애정이 강했던 저였는데, 그런 마음은 온 데 간 데 없게 되었습니다. 슬슬 안드로이드폰으로 갈아탈 때가 됐음을 느꼈습니다.
결국 저는 지난 달 아이폰을 떠나 보내고 안드로이드 체제로 발을 들였습니다. 조만간 그에 대한 후기는 따로 남기겠습니다만, 한 달 정도 써보니 아이폰은 이제 정말 어떤 메리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싶습니다.
애플은 몇 년 째 비슷한 디자인의 폰을 아주 조금씩만 변형하여 내놓고 있고, 기능도 다양하지 않습니다. 가격은 갈수록 비싸지고 있고요. 실제 아이폰X 시리즈를 써보진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론 매력 포인트가 잘 안 느껴지는 게 사실입니다. 실 사용자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네요.
과연 2, 3년 내 애플은 보다 매력적인 기기를 세상에 선보일 수 있을까요? 계속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지금까지 이어 온 애플의 위상은 크게 위협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상 애플 아이폰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사용 소감과 전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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