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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의 기록/제품 & 서비스 리뷰

아이패드 프로2가 아닌 아이패드 에어3을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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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를 사기로 마음먹은 뒤 가장 고민했던 건 어떤 기종을 선택할 것이냐였다.

 

앞선 구매 후기글에서도 밝혔듯이 아이패드에는 크게 세 가지 제품 라인이 있고 저마다의 장점이 있어서 선뜻 어떤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 

아이패드 프로2 vs. 아이패드 에어3

아이패드 프로, 에어, 미니. 나는 셋 중에 아이패드 프로냐 에어냐를 두고 참 많이도 망설였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나 싶다.

 

아이패드 프로가 초고가로 출시된 이 시점에 ‘가성비’ 소리를 듣곤 하는 아이패드 에어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가성비라 하기엔 좀 비싼 편이다.)

 

그렇다. 내 최종 선택은 아이패드 에어3였다. (색상은 실버)

아이패드 에어3가 출시됐을 당시 몇몇 테크 유튜버들에게 조롱? 까지는 아니더라도 암튼 애플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꽤 있었던 걸로 안다.

 

아이패드 에어3를 보아 하니 아이패드 프로2를 재활용 해 내 놓은 제품인 데다 전체적인 스펙은 한 단계 낮다는 얘기였다.

 

설상가상, 에어3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 프로2를 단종시킨 애플의 행보는 좋게 보일 리 없었다. 그래서 아이패드 에어3를 살 바엔 프로2 중고나 리퍼비시를 사는 걸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 또한 거기에 영향을 받아 프로2 중고냐, 에어3 새제품이냐를 놓고 갈팡질팡 했었다.

 

그러다 프로2 리퍼비시, 또는 오픈마켓에 올라와 있는 CPO 제품을 구매하기로 완전 마음 먹기까지 했다. 

 

결국 중고보단 새제품

그런데 아무래도, 고가의 돈을 들여 전자제품을 사는데 새제품이 아닌 걸 산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 결제 단계까지는 가지 못하더라. 리퍼비시가 아무리 새제품과 다를 바 없다고 해도 말이다.

 

또 아무리 좋기로 정평이 난 아이패드 프로2라도 2, 3년이 지난 제품을 구입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의 경우에 대입해서 생각해 보자. 아이폰11이 나온 이 마당에, 아이폰 7, 8을 구매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프로모션 디스플레이와 스피커 4개가 장착된 아이패드 프로가 탐나긴 했지만, 나는 좀 더 냉정하게 생각해 보기로 했다.

 

먼저 스피커의 경우는 나에게 큰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스피커 4개로 빵빵하게 출력되는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환경에서 살고 있지 않다, 정신차리자 라는 1차 판단을 했다. 

 

두 번째, 프로모션 디스플레이. 사실 이게 가장 고민거리였는데 애플펜슬을 노리고 아이패드를 새로 구입하는 거라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 사람들의 반응만 봤을 땐 프로모션 디스플레이가 엄청난 기술인 것처럼 보였다. 디스플레이가 부드럽고 애플펜슬을 쓸 때 필기감이 엄청나다고 말이다. 

 

뭐, 돈이 얼마짜린데 그럼 좋긴 좋겠지. 나 또한 욕심이 났다. 애플펜슬을 쓰기 위해 아이패드를 새로 사려고 했던 것만큼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포인트는, 그럼 아이패드 에어3 등 프로모션 디스플레이 기술이 탑재되지 않은 기기는 똥망이란 말인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스피커에 이어, 여기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판단해 보기 위해 프리스비 등 아이패드 기기를 비교해볼 수 있는 곳에 자주 들락거렸다.

 

아이패드 프로2는 현재 단종되어 비교가 불가능했지만 아이패드 프로3를 통해 프로모션 디스플레이의 수준을 가늠해볼 수는 있었다. 

 

직접 체험해본 결과, 프로모션 디스플레이는 좋긴 좋다. 애플펜슬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 펜 촉과 구현되는 그래픽 사이에 갭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여기서 핵심은, 아이패드 에어3에 애플펜슬을 쓸 때와 그렇게 큰 차이를, 나로선 느끼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애초에 기기를 비교하러 갈 때 ‘펜슬 쓸 때 프로랑 에어가 어떤 차이가 있나 꼭 확인하고 와야지!’ 하는 마음으로 갔기 때문에, 어느 순간 '굳이 두 기기간의 차이를 느끼기 위해' 기기를 만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애플펜슬 쓰는 속도를 빠르게 했다가 엄청 느리게도 했다가, 앱 전환을 했다가 화면을 괜히 슬라이드로 슥슥 쓸어넘겨 봤다가. 지금 생각해 보면 세상에서 가장 심각한 표정으로 아주 난리를 피웠던 것 같다.

 

무슨 말이냐 하면, 쉽게 얘기해서 프로모션 디스플레이가 있는 기기와 없는 기기는 차이점을 굳이 찾으려 들지만 않으면 그놈이 그놈이었다, 라는 거였다. 적어도 내 눈에는 말이다.

 

아이패드 에어3도 아마추어인 내가 사용하기에는 충분하다! 는 것이 내 결론이었다. (돈 없는 자의 합리화는 언제나 이렇게 마무리 된다.ㅠ)

심사숙고 끝에 구입한 아이패드 에어3는 다음과 같은 용도로 쓰고 있다. 

 

블로그와 브런치 글쓰기

유튜브 시청

그리고 디지털 캘리그라피 연습.

 

아이패드 프로3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환경에서 아이패드 에어3를 선택하는 게 괜히 아쉽게 느껴지는가?

 

최고 성능 기기를 사고 싶어하는 게 인간이라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자신이 아이패드를 써서 전문적으로 쓸 게 아니라면 나는 프로는 비추하겠다.

 

(물론 돈 많은 사람은 예외지만.) 아이패드 에어3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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