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 같을 때, 스트레스 받을 때, 미래가 걱정될 때, 무기력함과 우울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을 때, 정신과 의사들이 쓴 책을 펼쳐보곤 합니다.
우울하다는 사람들을 제일 많이 대면하는 분들일 테니, 해법도 많이 가지고 있을 테지요. 그런 믿음 때문입니다.
최근에 마음이 좀 힘들었습니다. 회사가 흘러가는 방향과 그걸 정하는 윗사람들이 영 마음에 안 드는데, 이직이나 창업 등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돌파구는 또 보이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맡은 일은 또 잘해내고 싶은데 생각만큼 실적이 잘 오르지 않아서 그건 그것대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내가 너무 뭐든지 다 잘해내려고 하나? 그래서 이렇게 힘든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읽은 적이 있었던 ‘마음 지구력’이라는 책이 생각났습니다. ‘자존감 수업’을 쓴 정신과 의사 윤홍균 작가님의 책입니다.
윤홍균 작가님은 이 책에서 소진증후군, 우리가 흔히 '번아웃'이라고 부르는 증상에 대해 다룹니다.

우리는 왜 소진돼 버리고 마는 걸까. 어떤 마음 때문에, 어떤 과정으로 소진되는가. 거기에서 벗어나서 건강한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뭐 이런 얘기들이 있어요.
작년에 이 책을 읽을 당시 후반부를 미처 다 읽지 않은 것 같아서 뒷쪽을 먼저 펼쳐봤습니다. 내가 도움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하고요.

완벽주의에 대한 부분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완벽주의’의 정의를 보고 흠칫 놀랐어요.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완벽주의는 방어기제로 본다. 평가나 비난이 두려워서 그것을 피하기 위해 완벽을 추구한다는 관점이다. (257쪽)
완벽주의는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 내일은 어제보다 더 나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어느 시대보다 더 강하지만 그만큼 피로감과 무기력을 만들어낸다. (259쪽)
완벽주의는 스스로를 힘들게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래서 나는 남들과 다르지.’ 라는 생각을 만들어 내요. 완벽주의를 끊어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윤홍균 작가님은 완벽주의가 긍정적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고 말해요. 심리학적 측면에서 그것은 방어기제, 즉 남들한테 비난받기 싫어서 내가 만들어낸 방어막 같은 거란 얘기예요.

이 내용을 접하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았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에게 안 좋은 평가를 받는 게 제일 싫거든요.
‘나는 뭐든 잘 해내야 해. 내가 맡아서 못해내는 일이란 있을 수 없어.’
이런 생각들에 둘러싸여 스스로를 압박합니다. 누구도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라고 한 적 없지만 제가 알아서 저를 채찍질하고 있었던 거죠.

다른 책에서 그런 표현도 본 적 있는 것 같아요. 완벽주의는 무조건 실패하는 게임이라고.
윤홍균 작가님도 '마음 지구력' 책에서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하십니다.

완벽을 기하려 할수록 오히려 잃는 게 많아지는 듯한 느낌. 바로 이것 때문이었네요.
내 삶을 갉아먹는 완벽주의. 어떻게 끊어낼 수 있을까요? 윤홍균 작가님의 제안은 이렇습니다.
완벽주의를 끊고 싶다면, 자기 행동을 ‘완벽주의’라고 표현하면 안 된다. 진짜 변하고 싶다면 본인이 하는 행동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게 낫다.
실수해서 비난당할까 봐 불안해한다면 "실수해서 비난당할까 봐 불안해하는 것을 끊고 싶다"라고 결심해야 한다. (283쪽)


요즘은 이렇게 생각해 보려고 노력합니다.
주어진 시간, 자원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 혹여나 미흡한 점이 나중에 발견되더라도 나를 자책하지 않는다.
누군가 나를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여전히 나를 응원할 것이다.
누구도 그러지 않는다면 나라도 스스로를 격려하고 응원하자.
크고 작은 실수가 있다 하더라도 그게 내 가치를 깎아먹는 건 아니다.
'완벽'이란 없다. 가능하지도 않은 완벽에 다가가려고 나를 너무 채찍질하지 말자.

하루 아침에 괜찮아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평생을 함께 해온 완벽주의니까요.
그래도 이런 생각을 하려 노력하는 것으로 많은 부분을 내려놓게 됨을 느낍니다.
완벽주의 성격 때문에 힘들고 고민되신다면 윤홍균 작가님의 ‘마음 지구력’을 꼭 읽어 보시고 정신건강을 위한 해법을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희망의 싹 틔우는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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