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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기록/정신건강을 위한 책

‘법륜 스님의 반야심경 강의’를 읽는 마음

by 꿈꾸는 강낭콩 2025. 3. 21.

‘즉문즉설’이라는 콘텐츠가 있다.

법륜 스님이 청중의 질문에 그 자리에서 바로 답해주는 것을 영상으로 만든 것이다.

사람들은 주로 삶을 살아가면서 갖게 되는 고민, 어려움에 대해 말한다.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에 대해 스님에게 묻는다.

법륜 스님의 답변은 늘 망설임이 없다. 질문에 답함으로 질문을 한 사람이 조금이라도 깨우칠 수 있게 만든다.

‘내가 지금 욕심을 부리고 있구나’, ‘내가 너무 내 입장에서만 보고 있구나’ 하면서 말이다.

https://youtu.be/JxEAKXOJs88?si=Y4ReCDHCMeFTXZF0

그런 콘텐츠를 보면서 내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됐다.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즉문즉설이나 법륜 스님의 강연 영상을 하나씩 꺼내 보며 위안을 삼았다.

영상을 어느 정도 보고 나니 스님이 쓴 책은 없는지 궁금해졌다. 스님 이름으로 나온 대중서적이 꽤 있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을 골라 읽어보기도 했다. ‘지금 이대로 좋다’ 라는 책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즉문즉설이나 그런 책을 통해서 잠시 위로를 받았다 하더라도 힘든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또다시 마음이 복잡해진다는 거였다.

속으로 아무리 ‘다 지나간다’, ‘잠시 일어나는 감정에 휘둘리지 말자’ 생각해 봐도 힘든 건 힘든 거였다.

걱정과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일상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삶의 태도에 있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책장에 고이 모셔두었던 책 한 권의 존재가 떠올랐다. ‘법륜 스님의 반야심경 강의’였다.

초록색 하드커버로 되어 있는 이 책. 표지에서부터 불교의 위엄? 같은 것이 느껴져서 다가가기가 어려웠다. 더욱이 지금껏 무교로 살아왔던지라 이런 류의 성스러운 분위기는 참 낯설다.

한 페이지도 넘겨보기 부담스러웠던 책을, 이제야 펼쳐볼 수 있게 됐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했는데, 딱 그런 심정인 것 같다.

폭풍이 몰아치는데 뭐라도 잡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기분.

지난 한 이틀 동안 60페이지가량을 읽었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이라는 제목 해설이 대부분이었는데, 그 부분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성경을 공부해 본 적은 없지만 기독교 신자들이 이런 마음으로 성경 공부를 하나? 싶기도 했다.

어떻게 볼 거냐 하는 문제입니다. 구더기도 자기들끼리 비교하면 잘난 게 있고 못난 게 있고, 하루살이도 자기들끼리 비교하면 수명이 긴 놈이 있고 짧은 놈이 있어요.

우리도 우리끼리 비교하니까 잘났느니 못났느니, 지위가 높으니 낮으니, 재산이 많으니 적으니 합니다. 하지만 한 발만 딱 떨어져서 내려다보면 많은 게 많은 게 아니고 적은 게 적은 게 아니에요. (36쪽)

법륜 스님은 한자로 된 법문을 하나하나 차분히 알기 쉬운 말로, 또 존댓말로 설명해 두셨다.

나처럼 표지에서부터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를 구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사람, 나를 힘들게 하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의연하게 대처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시간이 좀 걸려도 읽어 내려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분들에게 적극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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