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정치 이야기. 이 분야에 대해 관심이 많거나 의견 내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뉴스를 듣다 보니 드는 생각이 있어서 몇 자 남겨본다.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시작부터 시끌시끌하다. 바로 18개 상임, 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간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서다.
특히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다른 건 몰라도 법제사법위원장 자리 하나 만큼은 어떻게든 사수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더불어민주당은 그건 안 된다며 반대했고, 다른 대안을 제시했다.
미래통합당은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사위 위원장은 꼭 가져가야겠다는 얘기만 반복했다. 독재가 시작됐다며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국회는 15일 본회의를 열어 법사위원장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선출했다.
이날 법사위를 비롯 총 6개 상임위에 대한 원구성이 이루어졌는데, 미래통합당은 참석하지도 않았고 결과에 대해 동의하지도 않았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오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상임위에 배정된 통합당 의원들은 바로 사임계를 제출했다고 한다.
뉴스를 통해 들은 미래통합당의 입장을 들어 보면 이런 식이다.
'거대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 견제 장치가 필요한데, 법사위원장 자리를 야당이 가져가면 가능하다.'
이렇게 말하고 서둘러 국회 원구성을 진행하려는 여당을 의회 독재라며 몰아간다.
나는 여당을 크게 지지하지는 않는다. (정치인이든 정당이든, 그놈이 그놈인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선 미래통합당이 방향을 한참 잘못 잡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민주당이 더 이상 미래통합당을 기다리지 않고, 독재한다는 욕을 먹어가면서까지 원구성을 서두르려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
진짜 속내는 알 길이 없으나 국민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 상황에선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경제 성장의 동력을 잃었는데, 이 와중에 북한까지 우리를 향해 험악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때 국회 원구성을 어떻게 하느냐를 가지고 여야가 기한 없이 다투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응원할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있을까.
'견제를 위해 법사위가 필요하다'는 미래통합당의 논리도, 개인적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미래통합당이 제 1야당으로서 힘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지난 총선이었다. 국민의 지지만이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힘을 부여할 수 있다.
지난 20대 국회 임기 동안 신임을 잃고 국민을 등돌리게 한 건 자신들임에도, 그래서 비례대표를 제외하고 84석의 의석수만을 가져 견제할 힘을 잃은 것인데도 미래통합당은 여당만을 바라보며 비난만 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미래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아무 교훈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라도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의 말처럼 내줄 건 겸허히 내어준다는 자세로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면 좋겠다. 이게 다 과반 넘게 여당을 지지한 국민의 뜻 아니겠는가.
그런 쿨한 모습을 보이는 게, 미래통합당을 지지하기 싫어서 민주당을 찍은 국민들을 자기네 지지세력으로 돌리는 데 훨씬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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