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장 독서

어른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어린이 성장소설 ‘최악의 최애’

by 꿈꾸는 강낭콩 2025. 4. 18.

“아빠, 나 이 책 사고 싶어.”

잠들기 전,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첫째가 말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첫째지만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오랜만이었기에 궁금증이 생겼다. 무슨 책이길래 그러지? 하고 말이다.

책 제목이 특이했다. ‘최악의 최애’라니. 기막히게 라임을 잘 맞춘 표현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표지에도 예쁜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게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느낌이었다.

책을 살짝 펼쳐보니 글밥이 많았다. 중간중간 그림이 있었지만 이미지성 일러스트정도여서 전혀 만화책이라고는 할 수 없는 책이었다.

그동안 글밥 많은 어린이 동화에는 관심이 없었다. 아이가 재미있게 봐도 ‘그래봤자 동화일 뿐이지’, ‘애들 책 읽을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책 읽자’라며 굳이 책을 펼쳐보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최악의 최애’는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특별한 계획이 없었던 지난 주말, 틈틈이 시간을 내서 다 읽을 수 있었다.

동화 치곤 길지만 어른 책만큼은 아니어서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처음엔 ‘최악의 최애’라는 제목 아래 하나의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 예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주요 등장인물들은 초등학교 6학년.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이야기가 하나씩 나눠져 있었다.

각각 다른 이야기이지만 등장인물들은 서로 조금씩 관계가 얽혀 있다. 옴니버스식 구성이라고 하나? 뭔가 영화 ‘러브 액츄얼리’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랬다.

내용면에서도 그렇게 생각할만 했다. 이성 친구 사이에 생기는 에피소드가 주를 이룬다. 진짜 초등학교 6학년은 이렇게 생각하겠구나, 싶은 정도의 감정묘사도 잘 드러나 있다.

그 선이 잘 지켜져 있어서 읽는 내내 부자연스럽다거나 어색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아이들의 마음이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표현으로 잘 쓰여 있어서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지? 하며 신기해 했다.

차분한 글의 분위기에 맞는, 적절한 일러스트도 인상적이었다. 따뜻한 그림체가 좋았다.

책을 다 읽은 후 어느 날 밤, 첫째와 나란히 누워 잠들기 전 책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지막 부분 되게 감동이더라, 예상치 못했는데 이러이러해서 좋았어, 라며 감상을 얘기했다.

그랬더니 첫째도 자기의 생각을 얘기했다. “뭔가 진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였어.”

그랬다. 어딘가에선 일어날 법한 현실적인, 동시에 아름다운 이야기. 그래서 아이도 어른도 몰입해서 읽을 수 있고, 또 훈훈하고 소소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초등학교 3학년 이후 아이에게 추천, 그리고 부모님들도 읽어보고 아이와 함께 얘기 나눠보는 시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