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었습니다. 제가 가장 즐겨 읽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중 하나로 그가 쓴 작품들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이 책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글을 처음 접했습니다. 2, 3년 전이었던 것 같은데 정말 감명 깊게 읽어서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 됐어요.
얼마 전 '가공범'이란 소설을 읽고 나서 다음에 뭘 읽을까 고민하다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한 번 더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읽었을 당시의 신선한 충격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가슴속에 남아있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많이 잊은 상태였거든요. 어떤 이야기가 마음을 움직였었는지 다시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세세한 에피소드가 분명 기억이 안 난다고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갔었는지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그래서인지 예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어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읽었는데도 3일 정도만에 다 읽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소설 전체적인 부분에 크게 감명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걸까. 각기 다른 이야기인 것 같은데 이게 결국 이렇게 하나로 모아진다고? 하면서 감탄했어요. 이번에 다시 읽을 때는 등장인물들의 사연 하나하나에 더 집중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특히 와닿았던 건 '생선 가게 뮤지션'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생선 가게를 물려받을 것인가, 꿈을 좇을 것인가의 기로에 놓인 가쓰로라는 청년. 마음은 꿈을 좇으라 말하지만 현실이 계속 발목을 잡습니다.
꿈을 이룰 수 있은 것인가에 대한 확신 부족, 주변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 등 가쓰로가 겪고 있는 심적 갈등은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한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기에 더욱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꿈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가장 큰 힘은 '자기 자신을 믿는 것'에서 나올 것입니다. 그게 없으면 주변 상황에 휘둘리기 쉬워요. 옆에서 사람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내가 나에게 '괜찮다. 언젠가는 될 거다. 나는 할 수 있다'라고 믿음을 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 부모님 곁을 떠나던 날, 가쓰로는 나미야 잡화점에서 받은 답장 편지를 읽습니다. 거기에 쓰여 있던 말은 가쓰로뿐만 아니라 꿈을 좇는 이들 모두에게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당신은 역시
뮤지션의 길을 향해 달릴 겁니다.
그 결정이 옳은 것인지 어떤지,
미안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당신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당신이 음악 외길을
걸어간 것은
절대로 쓸모없는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당신이 만들어낸 음악은
틀림없이 오래오래 남습니다.
마지막까지 꼭
그걸 믿어주세요.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믿어야 합니다.

가쓰로가 이 편지를 읽을 당시엔 이미 가업승계 대신 음악을 더 해보기로 결정한 상황이었지만, 이 메시지는 분명 그가 음악 활동을 꾸준히 해나가는 데 힘이 되어주었을 것입니다.
가쓰로는 공연을 하러 갔다가 그 장소에서 일어난 화재로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자신의 음악이 실제로 오래 남게 되었다는 걸 확인할 수 없었죠. 하지만
그는 나미야 잡화점의 답장대로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 사실을 믿으려 합니다. 가쓰로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는 없었던 것입니다.
자신의 음악이 실제로 후대에 전해졌는지 아닌지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놓인 가쓰로에게는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 순간 가쓰로에게 가장 중요했던 건 자신의 선택을, 자기가 걸어왔던 길을 후회하지 않는 마음을 갖는 게 아니었을까요.
아, 그런 건가.
지금이 마지막 순간인가.
그래도 나는 꼭 믿고 있으면
되는 건가.
내 음악 외길이
쓸모없지는 않았다는 것을
끝까지 믿으면 되는 건가.
그렇다면 아버지,
나는 발자취를 남긴 거지?
실패한 싸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뭔가
발자취는 남긴 거지?
같은 소설을 두 번에 걸쳐 읽은 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동안 한번 봤던 책은 '다 아는 내용인데 굳이 또 읽어?'라는 생각 때문에 손에 잘 잡히지 않았었는데요.
다시 읽어보니 관전 포인트도, 와닿는 장면도 예전과 달라서 새로운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시간 낭비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어요.
특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같은 명작은 두 번 세 번 읽어도 좋은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으신 다른 분들은 어떤 인물의 이야기가 더 울림이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제 마음 속의 추천 소설 1위,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독서 후기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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