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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적 삶을 위한 독서

"중요한 건 콘셉트 기획이다" : <이모티콘으로 회사를 탈출한 키몽>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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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가 생활 깊숙이 들어오면서, 우리 앞에 새롭게 등장한 직업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모티콘 작가'입니다.
 
이모티콘 작가란 말 그대로 모바일 메신저에서 쓰이는 이모티콘을 창작하는 사람을 뜻하는데요. 직장인들이 부업으로 삼기에 좋고, 잘 되면 억대 연봉까지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최근 더욱 각광받고 있는 직업입니다.
 
저도 수입이라고는 월급이 전부인 직장인인지라 당연히 솔깃했어요. 게다가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기 때문에 월급 외 수입에 대한 갈망은 평소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관심이 생긴 거 같아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이모티콘 작가는 커녕, 이모티콘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는 거였어요. 물론 그게 뭔지는 알지만 평소에 카카오톡에서 이모티콘을 굳이 구매해서 쓰지는 않는 편이거든요.
 
카카오톡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이모티콘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다른 지인들이 귀엽고 재미있는 이모티콘을 쓰는 걸 봐도 '별 게 다 있네. 허허.' 하며 그냥 웃어넘길 뿐이었습니다.
 
이모티콘 세트 하나 구매해봤자 몇천 원 수준이지만, 괜한 데 돈 낭비한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그 정도로 '이모티콘'은 무관심한 분야였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몰라 막막했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비싼 돈을 들여 강의를 듣기는 좀 그래서 일단 책을 한 권 샀어요.
 
<이모티콘으로 회사를 탈출한 키몽>이었습니다. 

전자책으로 샀는데 200페이지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내용도 어렵지 않아서 하루만에 다 읽을 수 있었어요.
 
전반적인 소감을 간단히 얘기하자면, 이 책을 통해서 이모티콘 시장이 얼마나 크고 가능성이 있는지, 또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아이디어를 내고 이모티콘을 출시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모티콘 기획, 제작 및 출시'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준다는 점도 이 책의 강점인 것 같아요. 책 군데군데 녹아있는 작가의 경험담을 따라가다 보니 책을 읽기 전에 느꼈던 막막함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우선, 의욕이 앞서서 무작정 이모티콘 제작에 돌입하기보다, 요즘은 어떤 이모티콘이 인기가 있는지 모니터 하거나 최근 대중들의 유머 코드는 어떤지 관심을 가지는 게 먼저라는 걸 알게 됐어요.

평소에 기획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습관'을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래의 내용들은, 제 나름대로 생각해 본 기획에 좋은 습관들이에요.

1. 매일 이모티콘 인기 순위 확인하기
2. 인터넷 유머 중 재미있는 것들 저장하기
3. 다양한 말투, OO체를 찾아 기록하기
4. 이모티콘 구매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

이 습관들을 베이스로 하여 떠오르는 좋은 생각이나 발견한 자료들을 틈틈이 메모하고 기록해 놓아 봅시다. 분명히 좋은 이모티콘 기획의 베이스가 되어 줄 것입니다. 

- <이모티콘으로 회사를 탈출한 키몽> 중

좋은 콘셉트, 좋은 아이디어를 내가 위함인데요.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캐릭터의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지 않는 이상, 귀여운 캐릭터만으로 승부를 보는 건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겠죠.

처음 이모티콘을 시작하시는 분이라면 콘셉트형 이모티콘을 기획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중략)

사람들은 원래 알고 있던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모티콘을 구매하는 것 이상으로, 처음 보는 캐릭터라도 대화에 유용하거나 재미있게 쓰일 수 있는 이모티콘을 찾습니다.

캐릭터를 이모티콘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모티콘을 위한 캐릭터를 만들게 된 것이죠.

다시 말하자면, 이모티콘에 있어서 ‘콘셉트 기획’이 가지는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 <이모티콘으로 회사를 탈출한 키몽> 중

콘셉트 기획, 즉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몰랐던 제 입장에선 많은 도움이 된 말이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되는지 알게 됐으니, 이제 실행에 옮기면 되겠죠.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이 이모티콘 작가가 되는 길도 단단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최종 작업물을 완성하기까지는 대략 2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최종 완성 파일이 컨펌이 난 후에는 오픈일까지 1~3개월 정도의 대기 기간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총 3~5개월 정도의 기간을 거쳐 이모티콘을 출시하게 되는 거지요.

* 한두 번의 시도로 ‘나는 재능이 없구나.’라고 결론짓기는 이릅니다. 처음에는 미승인이었지만 다시 수정하여 제안이 통과되는 사례들도 많고, 여러 종류의 재미있는 이모티콘 제안을 열 개 정도 넣었더니 한두 개가 승인 난 사례도 있습니다. 

- <이모티콘으로 회사를 탈출한 키몽> 중

이 대목을 보니 저의 유튜브 흑역사가 떠오르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자' 수없이 되뇌었건만 처참한 조회수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었죠. 
 
이모티콘 제작도 유튜브 채널 운영만큼이나 장기전인 듯 보입니다. 그래서 섣불리 '이모티콘 작가에 도전합니다!'라고 거창하게 선언하지는 않으려구요 ㅎㅎ 
 
최대한 즐기는 마음으로 가볍게 기웃거려보겠습니다. 흑역사는 유튜브에서 멈출 수 있도록...^^
 
<이모티콘으로 회사를 탈출한 키몽> 리뷰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밖에 주목한 문장들]

1. 창작자의 입장에서 SNS는 엄청난 무대예요. 인생을 낭비해 가면서까지 여러분의 작품을 봐줄 용의가 있는 사람들로 가득한 공간인 거잖아요.
반사회적인, 자극적인 내용으로 관심을 끄려고 드는 진짜 ‘관심 종자’가 아닌 이상 SNS는 창작에 있어 아주 좋은 순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통계자료에 의하면, 2012년에는 280만이던 누적 구매자 수가, 2015년에는 1,000만이 넘어갔고, 2018년에는 2,000만을 훌쩍 넘겼습니다. 이렇게 늘어나는 구매자들의 수요에 맞추었던 것인지, 이모티콘 상품들 또한 점점 다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3. 신상 이모티콘을 보며 순위를 예측해 보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보통 신상으로 이모티콘이 출시되면, 다음 날부터 인기 순위에 반영이 됩니다. 이것이 반영되기 전에 어떤 이모티콘이 사람들에게 더 반응이 좋을지를 예측해 보는 겁니다.
 
4. 콘셉트를 중심으로 하는 이모티콘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캐릭터를 먼저 구상하기보다는 상황에 맞는 메시지를 먼저 리스트업 합니다. 메시지들이 우선이 되고, 그 메시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찾는 식이지요.
 
5. 사실 처음 이모티콘을 준비해서 제안서를 내는 일반인들 중에, 한 번에 합격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이모티콘을 전문적으로 작업하시는 작가님들도 여러 번 제안을 넣은 후에야 승인이 나는 경우가 많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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