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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의 기록/제품 & 서비스 리뷰

보이스피싱과 한끗 차이였던 대리점 사기수법 | 휴대폰 살 때 호갱 되고 싶지 않다면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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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휴대폰 대리점의 말 같지도 않은, 사기에 가까운 영업에 속아 넘어가시는 분들이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에서 저의 경험담을 풀어보겠습니다.

바로, 휴대폰 대리점 전화 영업에 홀딱 넘어갈 뻔한 썰입니다. 진짜 딱 한 줄,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휴대폰 대리점 영업질과 보이스피싱...정말 한끗차이입니다. 조심하셔야 해요.

(부디 소수의 양아치들 때문에 합법적으로 성실히, 열심히 일하시는 대리점 직원분들까지 욕먹는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불과 며칠 전의 일입니다.

최근 저는 휴대폰 기기변경 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기종이 LG 스마트폰인데,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휴대폰 바꿀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구입 당시 워낙 싸게 사기도 했고, 그에 비해 큰 불만 없이 무난하게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전자기기를 좋아하는 제 마음을 순식간에 뒤흔든 뉴스가 나오고 말았어요. 바로 삼성전자가, 삼성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현 LG 스마트폰 사용자에 대해 혜택을 주기로 했다는 내용이었죠.

그런데 그 혜택이란 걸 누리기 위해서는 6월 30일까지 사용 중인 LG 폰을 반납해야 한다더군요.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요즘은 어떤 스마트폰이 핫한가 살펴봤는데 출시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기종이지만 갤럭시 노트20 시리즈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유튜브 영상과 블로그에 올라온 각종 후기 글들을 살펴보며 매일 한두 시간씩 허비하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고민에는 끝이 없고, 길어질수록 쓸 데 없다는 걸 알기에 최대한 빨리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져갔습니다.

그때, 한 블로거의 글에서 휴대폰 특판업체라는 곳의 카카오톡 채널 링크를 접하게 됐는데요.

들어가 보니 기기값을 할인해준다는 광고가 걸려 있었습니다. 저는 유혹 당하고 말았고, 정신을 차려 보니 상담 신청을 톡으로 남기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주말이 지나는 동안 육아 지옥과 함께 저는 제가 상담 신청을 남겼다는 걸 잠시 잊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월요일에 걸려온 낯선 휴대폰 번호가 대리점에서 걸려온 것이란 사실을 알지 못했죠.

아무런 의심없이 전화를 받은 저는 곧 상대방이 제가 남긴 상담 신청 톡을 보고 전화를 준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빨리 휴대폰 기기변경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정에 달해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화가 나는 그 폰팔이놈(이하 '그녀석')의 사탕발림이 당시에는 너무도 친절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녀석의 수법은 정말 화려했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하나하나 정리해볼게요. 휴대폰 살 때 호구잡히지 않고 싶으시다면 아래 내용을 꼭 인지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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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판, 할인, 부담하는 기기값 없다 등의 말들로 현혹한다.

그녀석은 말 속도가 굉장히 빨랐습니다. 쫓아가며 이해하기 힘들 정도였는데 그와중에 '우리는 공식 특판업체다, 공시지원금 이상 지원해주는 것은 불법인데 몰래 해드리는 거다, 제 권한으로 10만 원 할인해드리고 특별 할인 들어가면 고객님이 실제로 부담하게 될 요금은 매월 3천 원 정도 되는 거다'라는 말들은 귀에 쏙쏙 들어와 박혔습니다.

그러니 순식간에 제 머릿속에는 '이 정도면 괜찮은 조건인데? 여기서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생겨나더군요.


2. 휴대폰을 싸게 구입하고 싶은 소비자의 마음을 교묘하게 파고든다.

그녀석은 뻔뻔한 연기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유치한 연기에 제가 잠깐이라도 속았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부끄럽고 화가 납니다. 누구한테도 이야기하지 못할 정도로요.

그녀석은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객님, 저희가 최대한 할인해드리기 위해서 통신사 직원들 대상으로 오픈돼 있는 가격으로 할인을 해드리려고 하는데, 그 할인코드 적용이 가능하신지 한번 조회해드리고 진행할게요."

그리고 얼마간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계속해서 메소드 연기를 펼치더군요.

"고객님 다행히 할인 적용 가능하시다고 나오네요. 이렇게 진행해드릴 수 있을 것 같구요. 다만 신청서 접수를 하게 되면 통신사 배송팀에서 연락이 갈 텐데, 그때 휴대폰 어떻게 구입하게 되셨나고 물어실 거예요.

그러면 꼭 '통신사 근무하고 있는 지인을 통해 구입했다'라고 말씀해주셔야 돼요."

이걸 믿었다니.... 그런데 그 당시에는 정말 혹하게 되더라구요. 통신사 직원 복지 차원에서 나오는 할인 상품 같은 게 어둠의 경로로 어떻게 어떻게 하다 보면 여기까지 오게 되는구나 하면서 신기하기도 했어요.

내가 미쳤지. 휴대폰에 눈이 멀어서.


3.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 그녀석은 이미 나에게 팔고 싶은 폰이 있었다.

그녀석은 저에게 어떤 기종으로 교체를 원하냐고 물었습니다. 신청서에 노트20이라고 써놓긴 했지만 사실 노트20과 노트20울트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중이었는데요.

그래서 좀 고민이다, 이렇게 얘기하니 노트20으로 하시라며 아주 공격적으로 저를 밀어붙였습니다.

"고객님 카메라 1억 8만 화소 필요하세요? (약간 어이 없다는 듯한 반응) 그게 꼭 필요하신 거 아니면 노트20 괜찮아요. 디자인도 예쁘고 잘나왔어요. 저희가 노트20은 그린 색상 있는데 괜찮으세요?"

그....그린? 그녀석은 제 선택지에 전혀 없었던 카드를 들이밀면서 다시 한번 저를 정신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그녀석의 공격은 계속되었습니다.

"고객님 (이쯤되면 호갱님) 아니면 원하시는 컬러 있으세요?"

"아...저 통신사 전용 색상으로 나온 거..."

"아~ 고객님 언제적 컬런데요 그게~ (어이없다는 반응222) 그거 한정수량으로 나온 거고 없어요 이제. 그리고 그거 나왔을 때 완전 악성 재고였어요. 그것보다 그린 컬러 진짜 예뻐요. 제가 사진 하나 보내드릴게요. 한번 보시구요.

노트20에서 그린이 제일 나중에 출시된 모델이거든요. 그래서 좀 아시는 분들은 노트20 사실 때 다 그린 색상 찾으세요. 괜찮으실 거예요. 그리고 어차피 케이스 하면 다 똑같잖아요?"

제가 평소에도 다른 사람 말에 일단 쉽게 수긍하는 면이 있어서 그 망할 폰팔이놈이 이렇게 얘기하는 데도 바보 같이 그냥 '예, 예' 거리고만 있었습니다. 어휴.


4. '공시지원금', '선택약정'과 같은, 소비자가 꼭 알아야 할 개념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다.

그녀석은 특별 할인, 전산 할인, 카드 할인 등을 언급하는 데는 망설임이 없었지만 정작 어떤 항목으로 얼마가 할인되는지 정확히 알려주지는 않았습니다.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돌아오는 건 두르뭉슬한 대답 뿐이었어요.

게다가 가장 중요한 것. 내가 이 단말기를 '공시지원금'으로 사게 되는지, 아니면 통신비를 할인 받는 '선택약정'으로 구입하게 되는지에 대해 전~혀 얘기해주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이렇게 저렇게 요렇게 저렇게 하면 실제로 부담하게 되는 기기값은 없다! 라는 얘기만 반복했죠.

카드 할인에 대해서도 어물쩡 넘어갔습니다. 신용카드로 통신비를 결제하면 할인 혜택이 12,000원이 있다기에 어떤 게 할인되냐고 물으니 국민카드면 된다고 했습니다.

제가 신용카드가 딱 하나 있는데 그게 국민카드거든요. 그래서 오 그래? 완전 개이득 ㅋㅋ 이러면서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과거에 휴대폰을 살 때 특정 카드여야만 할인받을 수 있었던 게 생각이 나서, 그럼 혹시 카드 혜택을 못 받으면 요금이 얼마가 되는 거냐고 물었는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변했습니다.

"그러면 그 할인은 안 받으면 그만이구요. 또 카드를 사용하실 때는 할인 받으시는 거고. 뭐 그렇게 되는 거예요."

어이가 없죠? 하지만 저는 당시엔 몰랐답니다 ㅎㅎ


뭐니뭐니해도 폰을 빨리 바꾸고 싶다는 마음으로 가득했기 때문에 저런 말도 안되는 영업질에 넘어갔던 것 같아요.

그녀석과의 통화가 끝나고, 잠시 후 모르는 번호로 또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통신사 측에서 확인전화 갈 거라고 했는데 진짜 왔네? 생각하며 받았습니다. (02-6344 로 시작하는 번호, 일단 한번 의심해보세요.)

안내원은 제가 담당자에게 설명을 제대로 들었는지 확인하며 온라인 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그 과정이 너무도 자연스러워서, 전화 상으로 주민번호를 묻는데 저도 모르게 생년월일 뒤에 따라오는 7자리 숫자를 불러줬어요.

그리고는 지금 인증문자가 갔을 테니 불러달라고 그러더군요. 그 또한 의심이 들지 않아서 휴대폰 문자로 온 인증번호를 그대로 불러주고 맙니다. 상 등신이죠 상 등신.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이런 절차를 아무렇지 않게 전화 상으로 진행할 수 있는지.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너무 화가 납니다.

어딘가에 주민번호를 치고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인증번호를 받아 입력하는 건 '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행위잖아요?

그걸 타인을 통해 하고 있는데 왜 이상하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 했었는지. 뒤늦게 깨달은 거지만 정말 보이스피싱과 다를 바 없었던 것 같아요.

아무튼 온라인 신청서가 작성되어 문자로 날아왔고, 저에게는 반강제로 구입하게 된 갤럭시 노트20 미스틱 그린 모델을 택배로 받아볼 일만 남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그나마 참 다행이었다고 생각 되었던 게, 그 망할 폰팔이 놈이 "기기는 언제 받아보시겠어요? 내일 바로 보내드릴 수 있어요."라고 말했을 때 며칠 뒤 날짜를 이야기했다는 거였습니다.

사실은 갑작스런 폰 구매에 대해 아내가 알게 되면 잔뜩 잔소리를 할까봐 걱정 돼서 그런 거였는데, 그게 오히려 전화위복이 돼 이 거래가 정상적인 것인지 생각할 시간을 벌게 된 거죠.

또 하나, 안드로이드 폰이라 통화 녹음이 가능했는데 자동으로 녹음 되도록 설정돼 있어서 그녀석과의 통화 내용을 정확하게 복기해볼 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곧, 저는 제가 그 망할 폰팔이 놈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ㅅㅂ


위에 1~4번 번호를 붙여 써둔 것과 중복일 것 같지만 제가 어디서 '이 새끼가 나한테 사기를 쳤구나'를 확신했는지,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녀석과 한 차례 통화를 마친 뒤, 저는 '그래서 내가 카드 할인 받을 걸 제외하고 내게 될 기기값, 그러니까 할부 원금이 얼마야?'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만큼 폰팔이놈의 설명이 부실했다는 방증이죠.)

다시 그녀석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궁금한 점에 대해 물었더니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출고가가 1,199,000원인데요. 카드 할인을 적용 안 하시면 10만 원 할인에 약정 할인, 특별 전산 할인까지 해서 총 39만 원이에요."

그러니까 단말기 값을 깎아주는 거라는 이야기를 또 한번 반복한 겁니다. 뭔가 이상해서 확실히 물어봤어요.

"아...39만 원이요? 네...근데 저 이게 선택약정으로 들어가는 거죠?"

"네. 맞아요."

제 마음 속에 조금씩 의심이 싹트기 시작했지만 '120만 원 짜리 폰이 39만 원으로 할인 된다.'는 생각이 여전히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더군요.

저는 더 따져 묻지 않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하지만 그 39라는 숫자가 주말 내내 저를 괴롭혔어요. 도대체 어떻게 나온 금액일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그 망할 폰팔이 놈은 어떤 항목에서 얼마가 할인되는 건지 정확히 얘기해주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가며 통신요금 구조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파고 드니 그녀석의 수법이 뚜렷이 보이더군요.

여러분. '선택약정 24개월, 단말할인 30개월' 조건을 내세울 때 조심하세요. 제가 이 조건이 만들어내는 마법(사실은 사기 수법)을 발견하고는 유레카를 외쳤는데요. 바로 이겁니다.

먼저, 망할놈들은 우리가 선택약정을 걸고 기기변경을 하면, 기기를 구입할 당시의 요금제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최대 할인됐을 때의 요금을 보여줍니다.

선택약정 24개월에 요금제 8만 원짜리를 쓰면, 매달 통신요금 25%가 할인 되니까 24개월 동안 48만 원이 세이브 되죠.

이걸 기기값 할인해주는 것마냥 선심쓰듯 썰을 푸는데, 조심하셔야 합니다. 비싼 요금제 좋아하시는 분들은 별 신경 안 쓰실 수도 있지만 저는 꼭 써야하는 기간이 지나자마자 싼 요금제로 바꿔버리거든요.

그렇게 되면 할인율은 25%로 동일해도 할인받는 금액은 줄어들죠. 그럼 망할 폰팔이놈이 가차 없이 할인을 때려버렸던 금액 48만 원은 이미 온데 간데 없어지고 점점 비싼 요금을 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제가 카드 할인 빼고 기기값이 얼마가 되는거냐 물었을 때 39만 원이라고 했잖아요?

이게 어떻게 된거냐 하면, 이런 겁니다.

2년이 지났을 때 또다시 기기변경을 하게 되면 기존 폰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남은 할부금을 퉁 칠 수가 있는데요. (물론 당시의 중고폰 시세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금액만큼을 또 기기값에서 (미리) 빼는 셈 치는 거였더군요.

한달 할부원금이 36000원 정도라고 쳤을 때 6개월이면 20여만 원이 나오는데요. 거기에 8만 원 요금제를 썼을 때의 24개월간 할인금액 48만 원을 더하면 총 할인금액이 70여만 원 됩니다.

노트20의 출고가 약 120만 원에서 그놈들이 선심쓰듯 깎아준다던 10만 원을 빼고 70만원을 빼니 40만원 정도가 나오더군요.

귀신같이 딱 떨어지는 이 금액이 제 휴대폰 계산기에 두둥 나타나자마자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습니다. "이 개새끼들!"

결국 그들이 할인해준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1199000원 짜리를 110만원으로 만들어준 거?

알고보니 그건 이미 모든 판매처에서 하고 있는 할인이었습니다. 쿠팡에서도 노트20은 출고가가 110만원으로 표기되어 있더군요.

너무 괘씸하지 않나요. 화가 나서 이대로 폰을 받으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순간 그냥, 어차피 폰 사려고 했던 거니까 한번 속았다 치고 폰을 쓸까도 생각해보았지만 도저히 안 되겠더라구요.

그들이 딱히 덤탱이 씌운 것도 아니고, 집 근처 대리점에 갔어도 이 가격에 샀을 테지만 아무렇지 않게, 태연하게 저에게 거짓말을, 그것도 연기까지 해가며 저를 살살 꼬셨다는 사실에 치가 떨렸습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개통한 지 14일인가?가 지나지 않았으면 단순 변심에 의한 것이어도 개통 취소를 할 수가 있다고 하더군요. 옳다구나! 싶어서 저는 월요일이 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개통을 진행한 것에 대해서도 취소가 되는데, 단말기를 수령하지도 않은 저의 거래가 취소되지 않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서 "ㅅㅂ 그렇게 돈 벌면 좋냐?" 라고 얘기해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속이 후련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월요일 영업시간이 시작되자마자 대표번호로 전화를 했습니다. 담당자에게 바로 할 수도 있었지만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위해서 그렇게 하지 않았죠.

전화연결이 되자마자 저는 다짜고짜 지난주 금요일 건을 취소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전화 받은 직원은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담당자분께 전달해서 전화드리라고 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끊으려 했습니다.

끊지 않고 따지려 했지만 일단 한번 참아주었습니다. 그런데 10분을 기다려도 전화가 오지 않았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이런 상황에서 몇 시간은 기다려줄 수 있는데, 그 사이에 망할 폰팔이놈이 저희 집으로 택배를 보낼까봐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전화를 걸어 담당자가 전화를 하지 않는다고 따졌습니다. 월요일 오전 시간이라 통화 중일 것 같다고, 바로 전화드리라고 하겠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또 10분이 지났는데 감감무소식. 결국 담당자 번호로 직접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통화 중은 개뿔. 신호가 유쾌하게 잘만 걸렸습니다. 하지만 받을 리 없었고 저는 문자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대표번호로 또 전화해서 따졌죠. 왜 전화를 안 주느냐고. 세 번째 통화에서 비로소 '죄송하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5분 뒤, 마침내 담당자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고객님~ 말씀하세요~"

"아 네, 지난주에 신청했던 거 취소해달라고 연락드렸어요."

이 한마디 했더니, 발랄했던 담당자의 목소리가 촥~ 가라 앉더군요. 차가움마저 느껴졌습니다.

".....왜요....?"

"주말동안 계산을 좀 해봤는데요. 이 조건이면 제가 여기서 할 이유가 없어요."

"......네~ 취소해드릴게요~"

통화는 이렇게 끝났습니다. 너무 허무하지 않나요?

저는 취소하겠다고 하면 그녀석이 조금이라도 저를 잡을 줄 알았어요.

또 한번 입에서 욕이 터져나왔습니다. "이 개새끼들!"

자기들은 고객 알기를 뭣 같이 아는 놈들이라는 느낌을, 마지막에 아주 강렬하게 남긴 겁니다.

'아 ㅅㅂ 구라친 거 걸렸네...? ㅌㅌ' 느낌으로, 진짜 사기 치다가 걸린 사람마냥 쿨(?)하게 휙 등을 돌리고 유유히 떠나버린 느낌이었어요. 이 개새끼들이!

그녀석에게 하지 못한 말이 많이 남아 있었는데, 이대로 통화가 끝나버리니 너무 아쉬웠습니다.

왜 설명을 제대로 안해주고 어물쩡 이렇게 하냐. 이런 게 어딨냐. 그 39만 원이라는 금액. 계산해보니까 이렇게이렇게 하니 나오던데. 이렇게 안내를 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

지랄을 하고 싶었지만 통화가 끝나니, 저도 다시 그양반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지 않아졌어요.

하지만 분이 풀리지 않아 통신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대리점에서 작성한 신청서가 잘 취소됐는지 확인을 좀 해달라고 하면서 민원 좀 제기해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당연히 그러셔도 된다는 친절한 답변을 듣고 저는 제가 목도한 대리점 영업(사기) 행태에 대해 가감없이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콜센터 직원 분이 기분 나빠지는 일은 없도록 감정을 절제를 했고 이성적으로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화 받으신 분이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시더군요. 아유. 아닙니다. 잘못은 그녀석이 했는데요 뭐. 들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제가 굳이 시간을 들여 통신사 고객센터에 전화해 민원을 제기하고, 또 이렇게 장황하게 썰을 푼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보이스피싱범들이나 다름 없는 일부 휴대폰 대리점 영업직원들로부터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에 정말 깜짝 놀랐거든요.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등쳐먹는구나, 저렇게 태연하게 연기까지 해가면서 사람을 속이는구나, 또 저렇게 빨리 꼬리를 자르고 달아나는구나 하고 말이죠.

이렇게 한번 크게 데이고 나니 '성지'니 뭐니 하는 것에 관심이 좀 식게 되네요. 휴대폰을 싸게 사려고 온갖 정보를 수집하고 다녔는데, 이제는 그냥 좀 비싸다 싶더라도 공식 판매처에서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거긴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않고, 또 한편으론 혜택도 많이 주더라구요.

휴대폰 시장이 참 복잡하고 말도 많고 탈도 많죠. 이럴 때일수록 소비자인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방심해도 눈 뜨고 코 베어가는 세상이에요. 'XX할인폰', '무슨무슨특판업체' 이렇게 광고하는 곳, 현혹되지 마세요.

후...열폭한 나머지 두 시간 동안 글을 썼네요. 역대 최고로 길게 쓴 글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계시다면, 정말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며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현명한 소비생활 하시길 기원할게요^^


혹시나 '폰팔이'라는 표현이 거슬린 분들이 계셨다면 사과드립니다. 정당하게, 성실히, 또 열심히 살아가시는 해당업계 종사자를 싸잡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일부 영업직원들의 행태에 분노했고, 분명 바뀌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제 솔직한 심정을 표현하기 위해 다소 과격한 표현을 썼습니다.

다시 한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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