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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코로나 이후의 세계> 리뷰 :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즐거우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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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세계>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제이슨 솅커라는 인물인데요. 블룸버그 선정 세계 1위 미래학자라고 합니다. (표지에 그렇게 쓰여 있네요.)

전체적인 소감부터 얘기하자면, 많이 어려웠습니다. 적어도 제 수준에서는요.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총 19개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일자리, 교육, 에너지, 금융, 정치, 미디어 등등 앞으로 사회 각 분야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대한 저자의 예측이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평소 잘 모르는 분야에 관한 내용은 아무리 읽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학문적으로 사전 지식이 있는 분들에게는 어떻게 읽힐지 모르겠지만, 저는 읽기가 너무 힘들다고 느껴졌어요.

 

특히 금융, 통화 정책, 재정 정책, 국제관계, 국가 안보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읽고 있는 게 한글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내용 파악이 어려웠습니다. 

 

이야기가 미국 중심으로 전개되는 부분이 많다는 점도 책을 재밌게 읽지 못한 이유였습니다. 물론 일반화 시켜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미국인의 시각이 많이 느껴지는 책이었어요.

 

책 제목도 <코로나 이후의 세계>가 아니라 <코로나 이후의 미국>이라고 붙였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독서 내공과 사전지식이 부족한 저의 주관적인 평일 뿐입니다.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해갈지,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두루두루 한번 알아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어렵다는 이야기만 하고 끝내면 좀 그러니까, 그 와중에 재미있게 느껴졌던 포인트 하나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코로나 사태 이후, 그 전의 삶과 비교했을 때 어떤 부분이 가장 많이 변했나요? 저는 생활 반경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지 못하게 됐다는 점을 꼽고 싶은데요. 

 

올해 초만 해도 저는 주말마다 여행을 다니고, 또 휴가 시즌에는 해외로 여행을 가리라 다짐을 했었습니다. 육아휴직을 한 만큼 가족들과 최대한 많은 추억을 남기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한 이후 모든 여행 계획을 취소해야만 했습니다. 겨울 쯤에는 영혼까지 끌어 모아 미국에도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이번 겨울은 물론이고 언제쯤 미국 땅을 밟을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어요. 

 

직장인들의 낙은 휴가 때 떠나는 여행에 있는데, 정말이지 우울증에 걸릴 것만 같은 심정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심정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렇다고 언제까지 무기력해 있을 수만은 없겠죠. 그래서 저희 부부가 최근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은 집에서 아이들과 뭘 하며 놀아야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였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다양한 활동을 유도할 수 있는 놀잇감들을 많이 사게 돼요.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았는지 코로나 확산세가 강했던 3월 쯤에는 몇몇 장난감들은 품절되기도 하더군요.

 

이 얘길 왜 하냐면,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읽다가 문득 '바로 여기에 새로운 산업적 기회가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책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예상외로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령'으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즐거우면 어떻게 될까? 비록 강제이지만 홈캉스(집에서 보내는 휴가)가 되지는 않을까? 결국 강제 자가 격리에 대한 긍정적 경험으로 향후 이국적인 장소를 찾아 여행하는 휴가보다 익숙하고 편안한 집에서 휴식을 즐기는 쪽으로 선호가 바뀔 수 있다. (156~157쪽 여행과 레저의 미래 중)

아직은 코로나 사태 이후 몇 개월 지났을 뿐이기 때문에, 집에서 휴식을 즐기는 쪽으로 선호가 바뀌진 않았습니다. 너무 여행을 가고 싶고, 화창한 날씨에 집에만 있어야 한다는 게 괴롭고 안타까워요.

 

하지만 1년, 2년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장기적으론 선호가 바뀔 수도 있고, 또 그 때가 되면 사람들이 집에서도 즐겁게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등장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유명 해외 휴양지에 실제로 와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VR 콘텐츠 같은 것들이 인기를 끌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미 어느 정도 서비스 되고 있는 부분들도 있겠지만, 좀 더 저렴하고 대중적인 상품으로서 널리 확산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요즘은 공연도 온라인 콘서트로 많이 여는데, 그런 것처럼 사람들이 어디 가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여행 콘텐츠가 있다면 인기를 끌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코로나 국면이 쉽게 종식되지 못할 거라는 전제 하에 이런저런 예측들이 난무하지만, 그래도 저는 가족들과 함께 비행기 타고 떠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아 올거라 믿고 싶습니다. 

 

아무리 '비대면', '언택트'가 앞으로 인류가 가야할 길이라지만, 아직은 '대면' 사회에서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더 좋은 건 사실이니까요. 

 

코로나 사태가 빨리 진정될 수 있도록 조금 더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제이슨 솅커의 <코로나 이후의 세계> 리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밖에 주목한 문장들]

 

꼭 필요하지 않은 대면 서비스 직업은 대체로 위태로우며, 이 직업들은 사라질 것이다. 이와 반대로 언택트(비대면) 직업과 공급망과 관련된 직업은 좀 더 생겨날 텐데 이러한 과정은 일정기간 계속 될 것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분야의 직종이 우후죽순 생겨날 준비를 하고 있다. (17쪽 - 코로나 이후의 미래 중)

 

대학이나 대학원이라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 여건들이 유기적으로 잘 갖춰진 도심 속의 전형적인 캠퍼스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젠 그러한 이미지에 아주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37쪽 교육의 미래 중)

 

코로나의 충격으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필요한 농산물을 집에서 직접 재배하는 일에 관심을 두게 됐다.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 중에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서 텃밭을 가꾸기 시작한 사람들이 있다. (107쪽 농업의 미래 중)

 

장기적으로 볼 때 코로나 19로 인한 특별한 상황은 온라인 투표에 대한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리하여 의회는 미래에 비슷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의회 법안을 원격으로 투표할 수 있는 수단을 개발할지도 모른다. (141쪽 정치의 미래 중)

 

사실 내가 가진 분석 모델에 기반해 볼 때 향후 적어도 2년 반 동안은 높아진 실업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지난 한 세기의 역사 동안 보여 준 미 실업률 및 미 대선 데이터 간의 패턴을 미루어 볼 때 트럼프가 재선할 확률은 낮아 보인다. (149쪽 정치의 미래 중)

 

여행과 레저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앞으로 보다 많은 사람이 재택근무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나 학교 폐쇄와 외출 금지로 온라인 교육이 활성화하여 교육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뀔 것이라는 예측보다 훨씬 어렵다. (159쪽 여행과 레저의 미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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