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 기록/우울할 땐 소설책

소설 ‘찬란한 선택‘을 읽고 | 세계문학상 수상 작가 이동원 장편소설

꿈꾸는 강낭콩 2025. 6. 10. 08:30

오랜만에 우리나라 작가의 소설을 읽었습니다. 이동원 작가의 '찬란한 선택'입니다. 

예전에 '사락'이라는 예스24 블로그를 드나들던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사람들이 이 책의 리뷰를 많이 남겼다는 기록을 접했습니다.
 
'되게 재미있나 보다' 싶어서 기억하고 있다가 지난주에 드디어 읽었어요.
 
주인공이 다른 인생을 살아본다는 콘셉트 때문에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라는 소설이 떠올랐습니다. 
 
그것의 한국판인가? 하며 읽어 내려갔는데 그것과는 또 달랐습니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다른 선택을 했을 때 펼쳐지는 여러 가지 인생을 다양하게, 정말 그 인생에 깊이 빠져들어 그 삶을 사는 것과 같이 표현해 내요. 

'찬란한 선택'은 달랐습니다. 어느 날 문득 주어진 손목시계의 시간을 조정하면 다른 인생의 특정 연령대로 진입하게 되는데, 어떤 선택을 하든 나이만 다를 뿐 하나의 인생입니다.
 
또 머무를 수 있는 건 단 한 시간. 주인공은 다른 인생을 살아본다 해도 아주 짧은 순간만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부분이 아주 특이했어요. 처음에는 너무 왔다 갔다 해서 조금 어수선하고 정신이 없었는데요. 갈수록 소설 속에 몰입하게 됐어요. 마치 또 다른 인생에도 점점 빠져드는 주인공처럼요.
 
주인공 '명운'은 작가입니다. 오래 사귄 여자친구가 있지만 작가로서 잘 풀리지 않다 보니 연애도, 직업에 관해서도 고민이 많아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던 어느 날 의문의 남성에게서 '다른 선택의 삶을 보여주겠다'는 제안을 받아요. 명운은 손목시계의 시곗바늘을 조정함으로써 다른 인생을 살아볼 수 있게 됩니다. 
 
명운은 30대부터 죽음을 앞둔 노년의 삶까지 경험해 보며 점점 또 다른 인생도 진지하게 대하게 됩니다. 
 
여러 가지 놀라운 상황들이 펼쳐지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특별히 인상 깊은 부분이 하나 있었어요. 
 
작가가 아닌 다른 선택을 한 명운에게는 아내와 딸이 있었습니다. 무명작가에,  오래 사귄 여자친구와의 관계까지 불투명했던 현실의 삶과는 달리 또 따른 인생에선 성공적으로 가정을 꾸린 엄연한 가장이었던 거예요. 
 
명운은 또 다른 인생에서 만난 자신의 딸을 보고 사랑의 감정을 숨기지 못합니다. 너무 귀엽고 예뻐하며 자신의 딸에게 금세 흠뻑 빠져요. 

그 장면을 보고 문득 이런 생각을 했어요.
 
우리 아이들도 처음 본다면 엄청 귀엽고 예쁘겠지?

말이 좀 이상하지만ㅎㅎ
 
아이들과 수년간을 함께 지내다 보면 미워 보일 때도 있습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에요.
 
일상이 힘들거나 아이들에게 기가 빨려 지쳤을 땐, 옆에서 아무리 예쁘고 귀여운 짓을 해도 별 감흥을 못 느끼고 무덤덤히 반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찬란한 선택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나의 아이들을 처음 만나는 것처럼 바라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인생으로 훌쩍 넘어가 일곱 살 난 딸을 처음 마주하게 되는 명운처럼요.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 생각을 하면서 아이 얼굴과 행동을 바라봤는데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어요.

이런 애가 어디서 나타났지? 싶으면서 아이의 웃는 모습이 온전히 저의 행복으로 다가오는 걸 느꼈습니다.

물론 금세 또 현실로 돌아와 평소처럼 행동하게 됐지만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찬란한 선택 후반부의 이야기는 스펙터클하고 나름의 반전 요소도 있어서 좀 더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저에게 가장 크게 와닿았던 메시지는 이거였습니다. 지금 현재의 시간에 충실하자. 이 순간이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처럼.

다른 독자분들은 어떤 부분을 인상 깊게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혹시 읽으신 분 계시면 댓글로 감상을 간단히 남겨주세요^^

오늘은 이동원 작가의 소설 ‘찬란한 선택’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저는 또 다른 책 리뷰로 돌아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희망의 싹 틔우는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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